라이트 유저라 스펙이 필요 없다고 하시면서 상위 모델과 오백십이기가를 보고 계신 게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데, 오래 쓰신다는 조건이 붙으면 오히려 맞는 판단입니다. 다만 오래 쓰는 데 실제로 결정적인 건 칩 성능이나 카메라가 아니에요. 소프트웨어 지원 기간과 배터리, 이 둘입니다.
소프트웨어 지원은 예전엔 아이폰이 압도적이었는데 요즘은 갤럭시 상위 모델도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오래 보장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어서 격차가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이 항목만으로 한쪽을 고르긴 어렵고, 후보로 추리신 모델마다 지원 연한이 몇 년으로 적혀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시는 게 맞습니다.
배터리는 사오 년 쓰면 결국 교체하게 됩니다. 십이 미니를 쓰고 계시니 잘 아실 텐데, 미니는 몸집이 작은 만큼 배터리도 작았죠. 어느 쪽으로 가시든 화면이 커지면서 용량도 커지니 이 부분 체감이 가장 클 겁니다. 오래 쓰실 거면 배터리 교체 비용이 얼마인지도 미리 한 번 찾아보세요.
용량은 육십사에서 오백십이면 여덟 배입니다. 사진과 영상을 잘 안 지우는 성향이면 맞는 선택인데, 이백오십육과 값 차이를 꼭 비교해 보세요. 이 구간에서 가격이 크게 뜁니다. 지금 폰의 저장공간 사용량을 열어보고 그 속도로 사 년을 곱해보는 게 가장 현실적인 계산이에요.
의외로 크게 걸리는 건 갈아탈 때 드는 비용입니다.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넘어가면 유료로 산 앱, 클라우드에 쌓아둔 것, 에어팟이나 워치 같은 주변 기기가 다 끊깁니다. 라이트 유저일수록 이 정리 과정이 더 성가시게 느껴져요. 반대로 애플 기기가 폰 하나뿐이라면 이 부담은 없습니다.
정리하면 지금 쓰시는 게 아이폰이고 라이트 유저이며 오래 쓰실 거라면 기본형 아이폰이 손이 가장 덜 갑니다. 보급형은 값이 매력적이지만 화면이나 카메라에서 빠지는 부분이 있어 오래 쓴다는 조건과는 어긋날 때가 있어요. 그리고 사시기 전에 꼭 매장에서 실물을 손에 쥐어보세요. 미니에서 넘어가면 무게와 크기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