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광물 채굴 기술이 친환경 산업 발전과 해양 생태계 보전 사이에서 어떤 갈등을 일으키게 될까요?

배터리나 전자제품에 필요한 금속들을 확보하기 위해 심해 광물 채굴에 대한 논의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심해 생태계는 아직도 충분히 연구가 되지 않았는데,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어떤 기준이 필요할까요?

4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이 문제는 좋은 일을 하려는 두 가지 목표가 정면으로 부딪힌다는 게 핵심이에요. 친환경 산업도 옳고 바다 보존도 옳은데, 그 둘이 서로를 방해하는 역설적인 상황이거든요. 갈등의 구조부터 풀어드릴게요.

    먼저 왜 심해 채굴 이야기가 나오는지부터 보면, 전기차 배터리나 태양광 패널, 풍력 발전기 같은 친환경 기술에는 니켈, 코발트, 망간, 희토류 같은 금속이 잔뜩 들어가요. 그런데 이 금속들이 심해 바닥에 어마어마하게 쌓여 있어요. 수천 미터 깊이 해저에 감자만 한 검은 덩어리가 널려 있는데, 이걸 망간단괴라고 해요. 이 안에 배터리에 필요한 금속이 응축돼 있어서, 육지 광산보다 채굴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거예요. 육지 채굴은 숲을 밀고 원주민 터전을 파괴하는 문제가 있으니, 차라리 바다 밑에서 캐자는 논리도 있고요.

    여기서 첫 번째 역설이 생겨요. 지구를 지키려는 친환경 산업이 또 다른 자연인 심해를 파괴할 수 있다는 거예요. 문제는 심해가 우리가 지구에서 가장 모르는 공간이라는 데 있어요. 달 표면보다 심해 바닥 지도가 덜 그려져 있을 정도예요. 그 어둡고 차가운 곳에도 수백만 년에 걸쳐 만들어진 독특한 생태계가 있어요. 망간단괴 자체가 아주 느리게 자라는데, 그 표면과 주변에 특이한 생물들이 살고 있거든요. 문제는 이 생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얼마나 다양한지 우리가 거의 모른다는 거예요. 이름조차 안 붙은 생물이 수두룩해요.

    채굴이 일으키는 피해도 심각할 수 있어요. 해저 바닥을 긁어내면 그 자리에 살던 생물의 서식지가 통째로 사라져요. 게다가 채굴 과정에서 바닥의 퇴적물이 구름처럼 일어나 넓게 퍼지는데, 이 흙먼지가 물속을 떠다니며 멀리 있는 생물의 호흡을 막거나 빛을 차단할 수 있어요. 심해는 워낙 천천히 변하는 곳이라 한번 망가지면 회복에 수백 년, 어쩌면 수천 년이 걸려요. 우리가 무심코 파괴한 걸 되돌릴 방법이 사실상 없는 거예요.

    두 번째 역설은 모르기 때문에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에요. 보통은 위험을 알면 대비하는데, 심해는 위험이 얼마나 큰지조차 파악이 안 돼요. 피해가 생태계 전체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회복이 가능한지 아무도 확신하지 못해요. 이런 상황에서 개발을 밀어붙이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나서야 잘못을 깨닫게 될 위험이 있어요.

    그래서 개발과 보존 사이에 어떤 기준이 필요하냐가 이 질문의 핵심이에요. 몇 가지 원칙을 생각해볼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사전예방 원칙이에요. 위험이 확실히 없다는 게 증명되기 전까지는 함부로 손대지 않는다는 태도예요. 심해처럼 모르는 게 많고 피해가 되돌릴 수 없는 곳에서는,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합리적이에요. 충분한 연구가 먼저이고 개발은 그다음이라는 순서인 거죠.

    두 번째는 누구의 바다인가라는 문제예요. 심해 상당 부분은 특정 나라의 것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자산이에요. 그러니 한 기업이나 한 나라가 마음대로 파헤칠 게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규칙을 정하고 감시해야 해요. 실제로 국제해저기구라는 국제기구가 이 채굴 규칙을 만들려고 논의 중인데, 여러 나라와 환경단체가 아직 이르다며 잠시 멈추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세 번째는 정말 다른 대안이 없는지 따지는 거예요. 배터리 금속을 심해에서만 얻어야 하는 건 아니에요. 다 쓴 배터리에서 금속을 재활용하는 기술을 발전시키거나, 문제가 되는 금속을 덜 쓰는 배터리를 개발하는 길도 있어요. 심해를 파기 전에 이런 대안부터 충분히 시도하는 게 순서일 수 있어요.

    정리하면 심해 채굴은 친환경 산업을 위한다는 명분과 또 다른 자연 파괴라는 그림자가 한 몸에 얽힌 문제예요. 특히 심해를 너무 모른다는 점 때문에 섣부른 개발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요. 그래서 확실해질 때까지 신중하게,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함께 결정하고, 다른 대안을 먼저 찾는다는 기준이 필요한 거예요. 무엇을 채굴할 것인가만큼 무엇을 지킬 것인가도 똑같이 무겁게 저울에 올려야 하는 문제랍니다 :)

    채택된 답변
  • 안녕하세요. 박재화 박사입니다.

    심해 광물 채굴은 배터리와 전자제품에 필요한 금속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적으로 상당히 메리트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심해는 한 번 훼손해버리면 회복도 매우 느리고, 아직 어떤 생물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입니다. 채굴하는 과정에서 해저 바닥을 긁거나 흙먼지가 퍼지면 어떤 생태계가 파괴될지 모르는 것입니다.

    친환경 산업을 위해 필요한 금속을 얻는 과정이 또 다른 생태계 파괴로 이어진다면 상당히 모순적인 부분일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개발 여부보다 먼저 생태를 조사하고 피해 범위 예측, 복구 가능성 등 충분히 이루어진 이후에 진행해도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 안녕하세요.

    심해 광물은 전기차 배터리나 전자제품에 꼭 필요한 금속들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산업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자원으로 볼 수 있어요. 그러나 심해 생태계 자체가 우주보다도 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죠. 그만큼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생물들이 많아서, 한 번 훼손되면 회복하는데 얼마나 걸릴지 감도 안옵니다.

    그래서 무조건 적인 개발 또는 무조건적인 금지보다는 환경 영향을 충분하게 조사한 뒤 제한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김재훈 전문가입니다.

    심해광물은 배터리와 첨단 산업에 필요한 자원이지만 심해 생태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환경영향 조사와 국제적인 과학 검증을 거친 뒤 제한적으로 개발하고 생태계 훼손이 확인되면 즉시 중단할 수 있는 엄격한 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개발과 보존의 균형을 위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