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양상으로 볼 때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BPPV, 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즉 이석증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개를 숙이거나 젖힐 때, 또는 누운 상태에서 몸을 돌릴 때 어지럼증이 심해지는 체위 유발성 패턴이 전형적인 이석증의 특징과 잘 맞습니다. 이석증은 귓속 전정기관에서 탄산칼슘 결정(이석)이 반고리관으로 이동하여 발생하며, 회전성 어지럼증이 수초에서 1분 이내로 지속되다 호전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다만 몇 가지 감별이 필요합니다. 전정신경염(vestibular neuritis)은 수일에 걸쳐 지속되는 심한 어지럼증으로 나타나고 안정 시에도 증상이 있을 수 있으며, 메니에르병(Meniere's disease)은 어지럼증과 함께 이명, 귀 먹먹함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추성 원인, 즉 소뇌나 뇌간 문제는 드물지만 두통, 복시, 발음 이상, 팔다리 힘 빠짐 같은 동반 증상이 있을 때 의심합니다.
병원 방문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 바로 응급실 수준은 아니지만 일반 외래 진료는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석증은 이석 정복술(Epley maneuver)이라는 간단한 비약물적 치료로 상당수에서 빠르게 호전되며, 집에서 쉬는 것만으로는 자연 회복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이비인후과 또는 신경과를 방문하시면 체위 검사(Dix-Hallpike test)를 통해 이석증 여부를 비교적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증상이 새로 생기거나 악화된다면 지체 없이 응급실을 방문하셔야 합니다. 갑자기 심한 두통이 동반되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시야가 이중으로 보이는 경우입니다. 이런 증상이 없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외래로 진료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