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서 보이는 건 작은 점상 출혈(petechiae)이 군집된 형태로, 색조는 적갈색에서 주황빛이 섞인 패턴입니다. 8~9년 경과, 발목에서 허벅지까지 상행, 혈액암 및 류마티스 검사 정상, 하지정맥 이상 없음이라는 조건을 다 놓고 보면 색소성 자반증(pigmented purpuric dermatosis)이 가장 맞는 그림입니다.
색소성 자반증은 자가면역질환이라기보다는 진피 내 모세혈관 주위로 T림프구가 만성적으로 침윤하면서 적혈구가 혈관 밖으로 조금씩 새는 현상입니다. 새어 나온 적혈구가 분해되면서 헤모시데린(hemosiderin)이 침착되고 그게 특유의 적갈색 착색으로 남습니다. 악성 질환이나 전신 혈관염과는 다른 기전이고, 그래서 검사상 다 정상으로 나오는 겁니다.
문제는 이게 만성 경과를 밟고 재발을 잘 한다는 점입니다. 스테로이드 연고가 일시적으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건 맞는데, 근본 기전인 모세혈관 취약성과 림프구 침윤을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현재까지 근거가 있는 치료로는 경구 펜톡시필린(pentoxifylline), 경구 루틴(rutoside) 또는 아스코르브산 병용, PUVA 광치료 등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어느 것도 완치율이 높진 않지만, 스테로이드 반복 사용보다는 이쪽 방향으로 피부과 주치의와 상의해 보실 만합니다.
한 가지 짚고 싶은 건, 8~9년 경과에 상행 양상이라면 조직검사(punch biopsy)를 한 번은 받으셨는지입니다. 임상 소견만으로 진단하는 것보다 조직학적 확인이 되면 유사 질환, 특히 초기 균상식육종(mycosis fungoides) 같은 피부 림프종과 감별이 확실히 됩니다. 혈액암 검사가 정상이라 해도 피부 림프종은 혈액 검사로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조직검사 여부를 담당 피부과 선생님께 한 번 더 여쭤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