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가스식 라이터의 밸브를 열었을 때 가스만 나오고 불이 붙지 않다가 스파크가 일어나야 비로소 불꽃이 일어나는 이유는 활성화 에너지와 연소의 조건이라는 과학적 원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불이 붙는 연소 반응이 일어나려면 탈 물질인 부탄 가스, 공기 중의 산소, 그리고 온도를 높여줄 점화원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필요합니다. 밸브를 열면 가스와 산소는 만나지만 초기 온도를 높여줄 점화원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반응 없이 기체만 새어나오게 됩니다.
화학적으로 부탄 가스가 산소와 반응하여 이산화탄소와 물로 변하는 과정은 열을 방출하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상온에서 부탄 분자와 산소 분자는 스스로 반응을 시작할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화학 반응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분자들이 결합을 끊고 재조합될 수 있도록 넘어야 하는 최소한의 에너지 장벽이 존재하는데, 이를 활성화 에너지라고 합니다. 평상시의 부탄과 산소는 이 장벽을 넘지 못하고 서로 부딪히기만 할 뿐입니다.
이때 라이터의 부싯돌을 긁거나 전자 장치를 눌러 스파크를 일으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싯싯 소리를 내며 발생하는 작은 스파크는 순간적으로 매우 높은 열에너지를 가집니다. 이 강한 열이 활성화 에너지 장벽을 단숨에 넘어설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여 좁은 영역의 가스 분자들을 격렬하게 반응시킵니다. 일단 한번 불이 붙으면 연소하면서 발생하는 자체 열이 주변 가스에 계속해서 활성화 에너지를 공급하므로, 스파크가 사라진 후에도 활발한 연소 반응이 도미노처럼 이어지며 불꽃이 지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