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물이 끓는 온도가 낮아지는 건 맞아요. 액체가 끓는다는 건 내부에서 생긴 증기 기포가 주변 압력을 밀어내고 커질 수 있게 되는 순간이에요. 바깥 기압이 낮으면 밀어낼 힘이 적어도 되니 더 낮은 온도에서 끓기 시작해요. 기내는 고도 1만 미터에서도 해발 2000미터 안팎의 기압으로 맞춰두는데, 이 조건이면 물이 대략 93도 근처에서 끓어요.
면이 덜 익는 것도 물리적으로 설명돼요. 익는 속도를 정하는 건 끓느냐가 아니라 온도예요. 전분이 물을 흡수해 부드러워지는 호화 반응이 온도에 민감해서, 93도와 100도의 7도 차이가 같은 시간에 익는 정도를 눈에 띄게 바꿔요. 보글보글 끓고 있어도 실제 온도가 낮으니 평소보다 시간을 더 줘야 제대로 익어요. 고산지대에서 밥이 설익는 것과 같은 상황이에요.
다만 소화가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은 조심스러워요. 덜 익은 전분이 소화에 부담을 주는 건 사실인데, 기내에서 속이 불편한 이유는 다른 쪽이 더 커요. 기압이 낮으면 장 속 가스가 팽창해 더부룩해지고, 습도가 20% 아래로 떨어져 탈수 경향이 생기고, 좁은 좌석에 오래 앉아 소화 운동이 둔해져요. 게다가 낮은 기압과 건조한 공기가 미각과 후각을 둔하게 만들어 짠맛과 단맛을 덜 느끼게 하고요.
그러니 라면이 덜 익는 건 끓는점 문제가 맞고, 속이 불편한 건 라면보다 기내 환경 전반의 영향이 크다고 보시면 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