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말부터 가슴 오른쪽 통증과 왼쪽 턱 아픔을 느끼셨고, 4월 초 극심한 스트레스 이후 가슴 조임, 왼쪽 등 통증, 턱 라인 통증이 심해져 세브란스 병원에서 변이형 협심증 강력 의심 하에 헤르벤과 시그마트를 복용 중이신 상황입니다. 최근 심장 조임 통증, 팔 통증, 어지러움으로 응급실을 방문하셨을 때 혈액 검사상 트로포닌 I(Troponin I) 수치가 기존 0.001~0.003에서 0.010으로, CK-MB 수치가 기존 0.1~0.2에서 1.0으로 상승하여 이것이 변이형 협심증의 농후한 증거인지, 그리고 정밀 검사들이 정상인 상태에서 증상만으로 약을 먹는 것이 옳은지 불안해하고 계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 응급실에서 확인된 심장 효소 수치의 미세한 상승은 비록 기관별 정상 참고치(Troponin 0.026 미만, CK-MB 5.0 미만) 이내에 해당하지만, 환자분의 고유한 과거 대조군 데이터(Baseline)와 비교했을 때 분명 유의미한 변동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최근 발생한 가슴 조임 통증 당시 심장 근육이 일시적인 혈류 허혈 상태나 미세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의학적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 가장 의심되는 상병 및 진단명은 관상동맥의 일시적인 경련으로 유발되는 변이형 협심증(Variant Angina 또는 이형 협심증)이며, 최근 증상 악화 시점에 미세한 심근 부담이 가해진 상태입니다. 정밀한 수치 변화 분석과 약물 용량 조절을 위해 계속해서 진료를 받으셔야 할 진료과는 순환기내과(심장내과)입니다.
병원에 내원하면 하는 검사들로는 현재의 심근 상태를 재평가하기 위한 반복적인 추적 혈액 검사(심장 효소 수치) 및 표준 12유도 심전도 검사가 기본적으로 시행되며, 만약 약물 치료 중에도 증상이 빈번하고 진단을 확실히 하고자 한다면 입원 후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하면서 경련을 직접 유발해 보는 관상동맥 유발검사(Acetylcholine 또는 Ergonovine 유발시험)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병원에 내원 전 셀프로 할 수 있는 조치 요령은 증상이 발생했을 때 즉시 처방받으신 설하정(니트로글리세린)을 혀 밑에 넣어 녹여 복용하는 것이며, 변이형 협심증의 가장 강력한 유발 요인인 전신 쇠약, 극심한 스트레스, 새벽녘의 갑작스러운 찬 공기 노출을 철저히 피하고 절대 금연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30대 후반 남성분들에게 나타나는 변이형 협심증은 일반적인 협심증과 달리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로 꽉 막히는 것이 아니라, 혈관 벽의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경련)하여 일시적으로 혈류가 차단되는 질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혈관의 구조적인 형태를 보는 심장 CT나 혈류 역학을 보는 운동부하 검사, 안정 시 시행하는 심초음파 등에서는 모두 정상으로 나오는 것이 오히려 변이형 협심증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비록 심장 효소 수치가 완전한 양성 기준치를 넘지는 않았으나, 본인의 평소 수치보다 수 배 이상 상승했다는 점과 설하정을 투여했을 때 가슴 편해짐과 등뒤 뻐근함이 즉각적으로 사라졌다는 사실(Nitroglycerin response) 자체가 변이형 협심증을 가리키는 매우 강력한 임상적 증거입니다.
유발검사는 그 자체로 위험성이 동반되므로 임상적으로 증상과 약물 반응이 뚜렷하다면 검사 없이 약물 치료를 선행하는 것이 표준적인 지침이며 안전한 선택이므로, 임의로 약을 중단하지 마시고 이번 응급실 피검사 결과를 가지고 순환기내과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하여 헤르벤 등의 칼슘통로차단제 용량을 정밀하게 조절하시는 것이 심장 건강을 지키는 가장 올바른 방법입니다.안녕하세요. 임계홍 의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