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고 선글라스까지 끼고 컴퓨터를 하는 상황을 걱정하시는 거라면,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습관 자체가 녹내장을 유발하지는 않습니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이나 시신경 혈류 문제로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라, 어두운 곳에서 화면을 보는 것과는 기전이 다릅니다.
다만 어두운 환경에서는 동공이 커지는데, 이때 홍채가 두꺼워지면서 방수가 빠져나가는 통로인 전방각(anterior chamber angle)이 좁아질 수 있습니다. 전방각이 원래 좁은 편인 폐쇄각 녹내장 소인이 있는 소수의 사람에게는 이게 급성 발작의 방아쇠가 될 가능성이 이론적으로 존재하지만, 20대에 이런 해부학적 소인이 없다면 실제로 걱정할 상황은 아닙니다. 불을 켜고 선글라스를 끼는 경우는 이 동공 확대 기전 자체가 거의 작동하지 않으니 더더욱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오히려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다른 부분입니다. 어두운 방에서 밝은 모니터를 오래 보면 화면과 주변 배경의 밝기 차이, 즉 명암 대비가 커지면서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안구건조증이나 두통이 생기기 쉽습니다. 여기에 선글라스까지 끼면 안 그래도 어두운 방에서 화면이 더 어둡게 보여 눈이 초점을 맞추려고 과도하게 애쓰게 되고, 이런 상태가 오래 반복되면 조절 긴장으로 인한 눈의 피로가 누적될 수 있습니다. 녹내장보다는 이런 안정피로 쪽이 현실적인 문제이니, 방에 은은한 간접조명 정도는 켜두고 화면 밝기를 주변 환경에 맞춰 조절하시는 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