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럴 땐 어떡해야 하나요?
안녕하세요 이런 경우 어떡해야 할지 조언을 듣고자 글을 써봅니다.
제가 2024년 12월 09일에 서울에서 당근 마켓을 통해 라이젠 5700X3D CPU를 직거래(계좌이체)로 18만 5천 원 주고 구매했습니다.
판매자는 게시글에 "국내정발, AS기간 끝남"이라고 게시해두었는데 저는 5700X3D 제품이 출시된 지 1년도 안 됐기 때문에 as기간인 5년이 충분히 남아 이 부분이 판매자의 착오인 줄 알고 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거래할 때 따로 묻지도 않았고요.
그러나 거래 후 제품을 사용하는데 계속 pc가 재부팅 되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때가 2024년 12월 15일쯤일 겁니다. 처음에는 "뭐지? 단순 오류인가?" 싶어서 그냥 사용하였는데 2024년 12월 21일 저녁이 되고서는 아예 부팅도 안 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컴퓨터를 좋아해서 이런 저런 조립도 많이 해보고 pc를 조립할 때 정전기를 조심해야 하는 등 여러 주의 사항은 모두 지키며 조립합니다. 그런 제 선에서 이 문제가 해결이 안 되자 2024년 12월 22일, 동네에 있는 as센터에 본체를 들고 가 부품을 모두 바꿔가며 어떤 제품이 문제인지 찾아봤습니다. 결론적으로 5700X3D CPU를 꽂게 되면 부팅이 안 되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더불어 테스트에 사용한 메인보드 2대까지 죽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메인보드 2개 (약 20만 원)과 확인을 위한 파워 구매 (약 10만 원), 검사비 (약 3만 원)을 지출하였습니다. 그날 동네 as 센터의 사장님은 저에게 "국내 정발이면 as 횟수에 제한이 없다. 한 번 as 보내봐라."라는 말씀을 하셨고 저는 as를 위해 시리얼 번호를 확인했습니다. 이때 판매자가 게시글에 올린 5700X3D(시리얼 번호 30124)와 제가 받은 5700X3D(시리얼 번호 30027)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따라서 저는 판매자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아래는 대화 내용입니다.
구매자: "혹시 라이젠 5700X3D CPU as 받으신 적 있나요?, 국내 정발이 2024년 03월인데 왜 as가 끝났나요.. 시리얼 번호도 사진이랑 다르고"
판매자: "네 받았습니다."
구매자: 그때 증상이 뭐였나요?
판매자: "꺼졌다 켜졌다 반복이요"
판매자는 자신도 그런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as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2024년 12월 23일 판매자가 준 CPU 박스에 붙어 있는 제이씨현시스템 사진을 보고 판매자가 제이씨현에서 판매하는 국내 정발 제품을 구매했구나 싶어 이곳으로 5700X3D CPU를 보냈습니다.
2024년 12월 24일 공식 as센터에서 답변이 왔습니다.
"판매 게시글에 있는 제품 (시리얼 번호 30124)과 구매자인 내가 받은 제품 (시리얼 번호 30027) 둘 다 as를 받은 기록이 없다. 그리고 둘 다 국내 정발 시리얼 조회 사이트, 내부 전산망에서 조회되지 않는다."
판매자의 말대로라면 판매 제품은 국내 정발 제품이기에 공식 as 센터인 제이씨현시스템과 대원CTS에서 시리얼 조회가 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판매자에게 "국내 정발이 아닌데 국내 정발이라고 하면 어떡하냐.", "환불해달라" 라고 말했습니다.
판매자는 "나도 2차 구매자라 잘 모르고 제이씨현에서 as 받았으며, 현재 회생중이며 당장은 환불해 줄 수 없고 2025년 02월 20일이 되어야 환불이 가능하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름과 전화번호를 달라고 요구하자
이름은 개인정보니 전화번호를 남기겠다고 하고는 전화번호를 보내더라고요 근데 당근마켓 앱 알림에서 "이 전화번호는 판매자가 가입 당시 사용한 전화번호가 아닙니다."라고 뜨길래 판매자에게 "왜 다른 번호를 주시나요?"라고 질문했고 판매자는 "저기요 죄송한데 제가 짜증나서 그러는데 제 번호 맞고요. 환불 받으실 거면 그때 연락 주시고 아니면 차단할게요. 지금은 정지라서 폰 꺼져 있어요 내일 전화해보세요"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날과 다음날을 합해 전화를 3번인가 했는데 안 받더라고요
시간이 흐르고 2025년 02월 20일 제가 "제품에 대해 언제 환불해 줄 수 있냐"라고 질문하자 판매자는 "제품 보내주시면 확인하고 환불해드릴게요~ 감사합니다."라고 답변하며 자신의 이름과 2024년 12월 24일에 나눈 대화에서 보낸 전화번호와 다른 번호를 보냈습니다(당근에서 거래 관련으로 정지 내역이 있는 전화번호라고 하더군요). 2025년 02월 24일 00:40 판매자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판매자: "부팅이 안 되게 해서 보내셨네요"
구매자: "as센터에서 반송 받은 그대로 보냈습니다. cpu구매하고 나서 작동 안 돼서 12월 이후로 cpu도 새 거 사서 쓰고 있어요"
판매자: "제 제품이 아닌데요 시리얼이... 말레이시아 제품인데요... 차이나 제품이 아니고.. 아예 제가 산 게 아닌데요."
이렇게 주장하길래 저는 판매자가 삭제하였지만 이전에 제가 캡쳐해 둔 사진(말레이시아 제품임과 시리얼 번호가 나타나 있는 제품의 사진)과 판매자에게 2024년 12월 22일 "as를 받은 적이 있냐, 왜 시리얼 번호가 다르냐."고 질문한 캡쳐본을 같이 보냈습니다.
아래는 대화 내용입니다.
판매자: "가기 전에는 부팅이 되니까 판 거예요. 아예 맛탱이 가게 해놓고 보내시는 건 아니죠. 어이없는 건 받으시고 안 된다는 말씀도 없이 고장난 걸 보낸다. 이거 열 안 받게 생겼나요 아예 반응도 없네요 ㅋ"
구매자: "기존에 불량인 걸 파셨으니 당연히 안 되는 게 정상이죠"
판매자: "고장내놓고 당당하시네요"
구매자: "본인도 재부팅 증상 있는 거 알고 계셨잖아요"
판매자: "테스트는 다 해서 보내는데 켜지지도 않는데요 무슨 ㅋ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구매자: "제가 뭐하러 고장내나요? 구매하고 정상 작동 안 하니 계속 방치해뒀다가 as 센터 보내고 사실 확인 받은 후에 택배 보낸 건데."
판매자: "저는요 테스트 해서 되니까 판매하는 거고요 지금 아예 부팅이고 반응도 안 하고 고장난 걸로 바꿔서 보낸 걸로 밖에 안 보이는데요. 뭐하러가 아니고 멀쩡한 거 갖고 계시고 고장난 걸 보내면 이득 보니까 그러셨겠죠."
구매자: "애초에 저한테 시리얼 번호 다른 걸로 판매하셨잖아요 그거 그대로 보낸 겁니다."
판매자: "저한테 있는 시리얼도 아니고요 이거 환불 못해드립니다 다시 보냅니다."
전 판매자가 역으로 자신이 판매한 제품이 아니라고 주장하니 너무 황당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판매자의 말대로라면 제품과 관련된 모든 언행이 '30124'로 시리얼 번호가 끝나는 제품이어야 합니다. as를 받았다는 사실, 2차 구매자라는 사실, 꺼졌다 켜졌다 하는 증상 모두요
그러나 공식 as 센터에서 확인 결과 as를 받은 기록이 없으며
2차 구매자라는 발언도 그저 주장이고
꺼졌다 켜졌다 하는 증상이 제가 받은 '30027'로 시리얼 번호가 끝나는 제품에서 나타났습니다.
그 후 대화 내용입니다.
구매자: "기존에 as 받으셨다는 cpu 시리얼 번호가 '30124'로 끝나는 제품이 맞나요. as 받았다고 하셨는데 공식 as 센터 확인 결과 그런 바 없다는데요. 제가 받은 '30027'도 마찬가지고요"
판매자: "사장님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요.. 제가 판매한 건 테스트를 해서 보냈구요. 지금 이건 아예 켜지지도 않는다고요 어떻게 설명하실 건데요. 제가 켜보고 보내는데 안 켜지는 건 절대 판매 안 합니다. 이건 제가 환불 해드리면 진짜 너무 억울해서요 법적으로 다투시던가 하세요 저는 다시 보낼 수 밖에 없어요."
구매자: "본인이 테스트 하셨다는 제품 시리얼 번호가 뭔가요?"
판매자: "방금 가게 갔다가 다시 나와서요 내일 보고 말씀드릴게요"
이까지가 현재 나눈 대화 전부입니다.
판매자가 판매 당시 게시글과 다른 시리얼 번호의 제품을 판매하였으며 이를 뒤늦게 알아차린 구매자가 환불을 요구하자 "고장난 제품을 사들고 와서 나한테 환불을 요구하는 게 아니냐."라는 것이 판매자의 주장입니다.
경찰에는 신고를 해 두었으며 조사도 다 받은 상태입니다.
이럴 때는 어떡해야 하나요?
안녕하세요. 김진우 변호사입니다.
일단 형사적으로 필요한 조치는 모두 완료하신 상황으로 보이며, 이제 민사적 대응을 하시면 됩니다. 민사적으로는 계약해제 및 원상회복(환불) 청구를 하실 수 있습니다.
단 형사절차를 통해 원만히 환불이 되고 해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소 제기까지는 아직 조금 기다려보셔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