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만에 속에서 구더기가 나왔다면 보관을 잘못하셔서라기보다는, 밭에 있을 때 이미 호박과실파리가 껍질 속에 알을 낳아 둔 호박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파리는 어린 호박 껍질에 산란관을 꽂아 알을 넣기 때문에 겨우 바늘구멍만한 흔적만 남고, 상온에 두면 그 알이 깨어나 속을 파먹습니다. 그래서 사실 보관 방법보다 고를 때 걸러내는 게 더 중요합니다.
고를 때는 껍질에 작은 구멍이나 갈색, 검은 점이 있는지, 그 주변을 눌렀을 때 물렁하거나 진이 나오지 않는지 꼭 보세요. 크기에 비해 묵직하고, 꼭지가 말라 있으며, 두드렸을 때 통통 울리는 것이 잘 익은 건강한 호박입니다.
통째로 보관할 때는 씻지 말고 흙만 마른 수건으로 털어낸 뒤, 신문지를 깔고 꼭지를 위로 해서 햇빛이 들지 않고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곳(10~15도 안팎, 베란다나 다용도실)에 두세요. 바닥에 바로 두거나 다른 채소와 맞닿게 두면 그 부분부터 무릅니다.
냉장고에 안 들어가는 큰 호박은 사온 날 바로 자르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반으로 갈라 씨와 무른 속을 긁어내고 속을 한번 확인한 뒤, 바로 쓸 분량만 랩으로 감싸 냉장(3~5일)하세요. 나머지는 껍질을 벗겨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지퍼백에 나눠 냉동하면 2~3개월 동안 호박죽이나 볶음에 바로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