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나는 자리부터 찾으려 하면 한참 걸립니다. 그런데 몇십 초에서 일 분 동안 높이가 변하지 않는 소리가 이어진다고 쓰신 그 한 줄이, 이미 범위를 절반으로 잘라 줍니다.
무언가 부딪혀서 나는 소리는 치고 나서 사그라듭니다. 같은 높이로 길게 이어진다는 건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일정한 빠르기로 계속 떨고 있고, 그 떨림을 멈추지 않게 밀어 주는 힘이 계속 걸려 있다는 뜻이에요. 집에서 그럴 수 있는 건 크게 두 갈래뿐입니다.
하나는 물이 좁은 틈을 지날 때입니다. 아파트는 층마다 수압이 달라서 세대마다 감압밸브가 냉수 온수 난방 세 군데에 들어가는데, 이게 낡으면 물이 지날 때 안쪽 얇은 판이 떨면서 휘파람 같은 소리를 냅니다. 윗집이 물을 쓸 때만 십몇 초에서 일 분쯤 나다 멈추니까 시간대가 제멋대로로 보이고요. 앞 답변에서 말씀하신 게 이쪽입니다.
다른 하나는 전기 쪽입니다. 어댑터나 엘이디 조명과 밝기 조절기, 인덕션, 공유기 같은 건 안에서 전기를 아주 빠르게 끊었다 이었다 하면서 전압을 바꾸는데, 그 안의 코일이나 작은 세라믹 부품이 그 박자에 맞춰 미세하게 떱니다. 부품이 늙거나 부하가 걸리면 그 높이가 귀에 들리는 데까지 내려와요. 코일 울음이라고 부릅니다.
두 갈래를 가르는 데는 오 분이면 됩니다. 소리가 날 때 두꺼비집으로 가서 회로 차단기를 하나씩 내려 보세요. 어느 하나에서 소리가 뚝 끊기면 전기 쪽이고 그 회로에 물린 기기 중에 범인이 있습니다. 전부 내려도 그대로면 배관 쪽이라 관리사무소 몫이고요.
스마트폰에 주파수 분석 앱을 하나 깔아 두시면 더 확실합니다. 소리 날 때 켜 두면 어느 높이에 뾰족한 봉우리가 서는지 눈으로 보이거든요. 녹음도 같이 해 두세요.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녹음 파일 하나가 관리사무소를 훨씬 빨리 움직입니다.
끝으로 우리 집에서 나는 소리는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은 판단 근거로 삼지 마세요. 높이가 하나뿐인 소리는 원래 방향이 잘 안 잡히고 벽과 바닥을 타고 퍼져서 옆집 소리처럼 들립니다. 정작 자기 집 화장실 천장 점검구 안이었던 경우가 흔해요. 그리고 몇십 초가 아니라 짧게 삑 하고 몇 분마다 반복되는 거라면 그건 화재감지기나 가스경보기의 배터리 부족 경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