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드문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질문 내용을 보면 느낌이 없는 게 아니라, 느낌을 문장으로 바꾸는 연습이 부족한 상태에 더 가깝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독후감이나 감상문을 쓸 때 "재밌었다", "슬펐다"에서 막힙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감정을 크게 느끼는 능력이 아니라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를 한 단계 더 파고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재밌었다 --> 어떤 장면이 재밌었나?
슬펐다 --> 왜 슬펐나?
화가 났다 --> 누구의 행동 때문이었나?
놀라웠다 --> 내 예상과 무엇이 달랐나?
이렇게 질문을 하나씩 붙여 보세요.
예를 들어 영화를 보고
"슬펐다."
에서 끝내지 말고
"주인공이 끝까지 노력했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장면이 슬펐다. 나도 비슷하게 노력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경험이 떠올랐다."
정도만 써도 이미 훨씬 좋은 감상문이 됩니다.
그리고 "남들은 다 잘 쓰는데 나는 못 쓴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글을 잘 쓰는 사람들 중 상당수도 처음에는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다만 그들은 생각을 바로 멋진 문장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먼저 메모처럼 적어 놓고 정리하는 습관이 있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책을 읽고 바로 글을 쓰지 말고 종이에
기억나는 장면
좋았던 자면
싫었던 장면
내 경험과 비슷한 점
이 네 가지만 적어보세요. 한 줄씩만 적어도 됩니다. 그 뒤에 문장으로 연결하면 생각보다 쉽게 글이 나옵니다.
또 책을 많이 읽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단순히 많이 읽는다고 갑자기 감상문을 잘 쓰게 되지는 않습니다. 읽은 뒤에 "왜?"를 붙여 보는 연습이 더 중요합니다.
질문에 적은 것처럼 "머릿속이 뒤죽박죽이고 첫 문장을 못 쓰겠다"는 사람은 의외로 많습니다. 그럴 때는 첫 문장을 멋지게 쓰려고 하지 말고,
"이 책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OO였다."
처럼 아주 평범하게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글쓰기는 재능보다 연습의 영향이 큰 분야라서, 지금 고등학생이라면 오히려 늦지 않았습니다. 한 편을 잘 쓰려고 하기보다 짧게라도 꾸준히 써 보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됩니다. 지금 질문을 쓴 것만 봐도 자신의 어려움을 꽤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니, 글쓰기의 기본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생각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훈련이 더 필요한 단계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