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순막이 없어진 이유가 뭔가요?

인간에게 순막의 흔적기관인 반월추벽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근데 왜 없어진 건가요?

물론 손이 있어서 순막이 없어도 괜찮긴 하겠지만,

없다고 생존에 유리해 보이지 않아서요

4개의 답변이 있어요!

  • 어떤 신체 기관을 유지하려면 에너지와 영양소가 필요합니다.

    즉, 쓸모가 줄어든 기관을 없애는 것이 에너지 효율에서 유리하죠.

    인류가 진화하면서 정면을 향하게 된 깊은 눈 뼈(안화), 민첩한 눈꺼풀, 먼지를 막는 속눈썹이 순막의 보호 기능을 대체했습니다. 게다가 말씀하신 대로 손이 발달하면서 이물질을 직접 막을 수 있게 되어 순막의 필요성이 더욱 사라졌습니다.

    게다가 순막은 눈을 덮을 때 빛을 왜곡시켜 시야를 흐리게 만드는 단점이 발생했죠. 그래서 도구 제작은 물론 포식자를 감지하기 위해 정밀한 시각 정보가 중요해진 인간은 과감히 순막을 퇴화시키고 깨끗한 시야를 선택한 것이죠.

    그래서 막으로 눈을 보호하는 대신, 눈물샘과 눈물막을 발달시켜 안구 건조와 이물질에 대응하도록 진화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순막이 없어서 유리했다기보다, 더 좋은 방어 수단들이 생기면서 불필요해진 고비용 기관을 구조조정한 결과 할 수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김민구 전문가입니다.

    진화는 목적을 가지고 설계하는 게 아니에요.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생존과 번식에 불리하지 않으면 그냥 유지되거나 사라져요. 즉 순막이 없어진 건 없는 게 유리해서가 아니라 없어도 생존에 별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순막은 원래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요. 물고기, 양서류, 파충류, 조류 등 대부분의 척추동물이 기능하는 순막을 갖고 있어요. 맹금류는 순막으로 먹이를 향해 돌진할 때 눈을 보호하고, 수중 동물은 물속에서 시야를 유지하면서 눈을 보호해요.

    인류 조상이 나무 위 생활에서 지상 생활로 이동하고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면서 눈을 직접 보호할 다른 방법이 생겼어요. 눈꺼풀이 발달하고 눈물 분비가 증가했어요. 순막이 하던 역할을 다른 구조들이 대신하게 된 거예요. 순막을 유지하는 데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 에너지를 쓸 이유가 없어지자 자연선택에서 유지되지 않은 거예요.

    인류는 사회적 동물로 진화하면서 서로 눈빛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게 중요해졌어요. 흰자위가 넓게 노출되는 인간의 눈은 시선 방향을 다른 사람이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해줘요. 순막이 있으면 이 소통 기능이 방해될 수 있어요. 흥미롭게도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침팬지도 흰자위가 거의 안 보이는데 인간만 흰자위가 크게 발달한 게 의사소통을 위한 진화라는 가설이 있어요.

    따라서 순막이 없어진 건 없는 게 유리해서라기보다 있어도 없어도 생존에 큰 차이가 없어진 상황에서 유지 비용을 아끼는 방향으로 진화한 거예요. 진화는 최선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충분히 괜찮으면 유지되고 필요 없으면 사라지는 방향으로 작동해요. 반월추벽이 흔적으로 남아있다는 게 그 증거이기도 하죠.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인간에게 순막이 거의 사라지고 흔적으로만 남은 이유는, 강한 필요성이 줄어들어 퇴화했고, 유지할 선택 압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으며, 말씀하신 반월추벽은 실제로 사람 눈 안쪽에 남아 있는 순막의 흔적 기관으로 여겨집니다. 순막은 새, 파충류, 일부 포유류에서 잘 발달해 있는데, 눈을 완전히 감지 않고도 보호막처럼 덮어 먼지, 물, 충격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눈물을 퍼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맹금류는 사냥할 때, 수생 동물은 물속에서, 낙타는 모래바람 속에서 순막이 매우 유용합니다. 반면에 인간 조상은 진화 과정에서 손을 이용한 눈 관리가 가능했고, 얼굴 구조와 생활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또한 인간과 다른 영장류는 앞을 향한 눈과 정교한 시각, 눈물샘, 깜빡임 기능이 발달했는데요, 그래서 순막이 담당하던 보호, 윤활 기능 상당 부분을 다른 구조가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진화가 항상 없애는 방향으로 최적화를 하는 것은 아닌데요, 어떤 기관이 생존과 번식에 큰 이득도 손해도 주지 않게 되면, 오랜 시간 동안 점차 축소되거나 기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이를 흔히 퇴화 기관이라고 설명하며, 즉 인간의 순막은 있으면 해롭다는 것이 아니라, 굳이 크게 유지할 만큼 이득이 크지 않았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또한 인간은 직립보행과 도구 사용, 사회적 생활이 발달하면서 눈을 다칠 환경이 상대적으로 줄었고, 눈을 보호하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순막을 계속 발달시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유전적, 발생학적 비용보다, 현재 수준의 눈 구조로도 충분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인간에게 순막이 퇴화하여 반월추벽이라는 흔적기관으로만 남게 된 이유는 직립보행과 손의 발달, 그리고 영장류 특유의 정교한 눈꺼풀 구조 덕분에 순막의 생존 가치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순막은 원래 고개를 숙이고 사냥하거나 먼지가 많은 환경에서 안구를 보호하고 수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인간은 손을 사용해 이물질을 직접 제거할 수 있고 위아래 눈꺼풀과 속눈썹이 안구 보호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게 되면서 순막을 유지하는 데 드는 생물학적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진화는 생존에 반드시 유리한 방향뿐만 아니라 쓸모없어진 기관에 들어가는 유전적 비용을 줄여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방향으로도 진행되므로, 기능이 중복된 순막이 퇴화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