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셰프에게 들은 설명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파스타를 맛있게 만드는 사람들은 면수 한 국자를 정말 아끼더라고요.
이유는 삶는 과정에서 면의 전분이 물에 조금씩 녹아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전분이 소스와 기름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올리브오일이나 버터가 소스에서 따로 놀지 않고 면에 착 감기게 만들어 줍니다.
또 면수에는 삶을 때 넣은 소금도 어느 정도 녹아 있어서 간을 맞추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그냥 물을 넣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소스 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집에서 만들어 보면 차이가 꽤 느껴집니다. 면수를 안 넣으면 소스가 바닥에 흥건하게 남는 경우가 많은데, 면수를 한두 국자 넣고 30초 정도 더 볶아주면 소스가 면에 코팅되듯 달라붙습니다. 그래서 파스타집에서 먹는 것처럼 촉촉하면서도 꾸덕한 식감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면수는 단순히 남은 삶은 물이 아니라, 소스와 면을 하나로 묶어주는 '비밀 재료'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집에서 파스타를 만들 때도 면수를 버리기 전에 한 국자 정도는 꼭 덜어두는 습관을 들이면 완성도가 훨씬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