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매일 소주 2병을 마신 음주량은, 하루 알코올 섭취량으로 환산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간은 분명 알코올 대사의 중심 기관이지만, 매일 이 정도 양이 들어오면 간이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지속적으로 초과하게 됩니다. 간세포 내 알코올 분해 효소가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다시 아세트산으로 전환시키는 과정 자체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인데, 다음 날 또 같은 양이 들어오면 전날의 부담이 채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누적되거든요. 그래서 매일 마시는 음주는 간이 단순히 "해독을 못 한다"기보다는, 해독 처리 용량을 만성적으로 초과시켜서 간세포 자체가 손상되고 지방간, 더 진행되면 간염이나 간경변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췌장염은 이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특히 아세트알데하이드와 그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가 췌장의 선방세포(acinar cell)를 직접 손상시키면서 발생합니다. 또한 알코올은 췌관 내 분비물을 더 농축시키고 췌관 안쪽 압력을 높이는 작용도 하는데, 이로 인해 췌장 내에서 소화효소가 미리 활성화되면서 췌장 자체를 소화시키는 자가소화(autodigestion) 과정이 시작되는 게 급성 췌장염의 핵심 기전입니다. 갑자기 당수치가 높아진 것도, 췌장의 염증으로 인해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면서 나타난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췌장염이 암으로 직접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단계를 구분해서 보셔야 합니다. 한 번의 급성 췌장염 자체가 곧바로 암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아닙니다. 다만 음주를 끊지 않고 계속해서 췌장염이 반복되면, 만성 췌장염(chronic pancreatitis)으로 넘어가게 되고, 이 단계에서는 췌장 조직이 점차 섬유화되면서 정상적인 기능을 잃어갑니다. 만성 췌장염은 췌장암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는데, 반복적인 염증과 재생 과정에서 세포의 유전적 변이가 누적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즉 급성 췌장염 한 번이 곧 암으로 가는 직선적인 경로는 아니지만, 음주를 지속해서 만성화되는 경로를 거치면 위험이 누적되는 구조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번 급성 췌장염을 계기로 완전한 금주를 시작하시는 것입니다. 한 번 급성 췌장염을 겪은 분이 음주를 계속하시면 재발률이 상당히 높고, 재발이 반복될수록 만성화 가능성도 함께 높아집니다. 퇴원 이후에는 소화기내과에서 췌장 기능 회복 정도를 확인하는 추적 검사를 받으시는 게 필요하고, 당수치가 높아진 부분도 췌장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호전되는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앞으로 윗배 통증이 다시 생기거나, 등 쪽으로 뻗치는 통증, 지속적인 구토가 동반된다면 췌장염 재발을 시사하는 신호이니 즉시 병원에 방문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