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페셜티 커피의 본질이 생두 품질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가공과정에 있는 것인지 물어봐주셨는데요, 스페셜티의 정체성은 여전히 생두 품질에 있고, 프로세싱은 그것을 증폭하는 역할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스페셜티 커피의 평가 체계는 기본적으로 결점의 부재, 고유 향미의 명확성, 균형과 클린컵을 기준으로 하며 고유의 향미란 품종, 토양, 고도, 기후 같은 떼루아에서 비롯된 원재료의 잠재력입니다. 그래서 BOP에서 첨가물이 들어간 가공을 배제하는 이유는 이 커피가 어디서 왔는지, 무엇인지를 흐리기 때문이며, 심사 기준은 여전히 커피 자체의 본질적 특성을 보려는 쪽에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프로세싱의 영향력이 매우 커지고 있는데요, 카보닉 매서레이션, 애너로빅 발효, 더블 허니, 고온 발효 등은 모두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에스터, 알코올, 유기산 프로파일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기술입니다. 이로 인해 기존엔 없었던 와인, 트로피컬, 럼 같은 노트가 강하게 표현되면서 원두의 잠재력과 가공이 만든 향미를 분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때 중요한 기준선이 첨가물의 유무인데요, 과일이나 향미 물질을 직접 넣는 순간 그것은 커피가 아니라 가향 제품으로 간주되며, 현재의 스페셜티 평가 체계에서는 배제됩니다. 반면 첨가물 없이 미생물 발효만으로 향미를 끌어올리는 경우는 여전히 스페셜티 범주 안에서 인정됩니다. 앞으로의 방향은 생두와 가공 중에서 어디로 갈 것인가를 보면, 이분법으로 극명히 나뉘는 것이 아니라 두 요소의 결합 최적화 경쟁으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최상위 대회나 경매 시장에서는 여전히 생두의 품종적, 떼루아적 고유성이 우선이고, 가공은 이를 보조하는 수준에서 평가됩니다. 반면 일부 시장에서는 강한 발효 프로파일 자체가 하나의 스타일로 받아들여지며, 가공 기술이 점수를 좌우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스페셜티 커피가 스페셜티로 남기 위해서는 첨가물이 없는 커피 고유의 화학적 정체성이 유지되고, 발효로 향미를 증폭하되 결함이나 왜곡으로 이어지지 않고, 떼루아와 품종의 특성이 가려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