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시집을 몇 번이나 덮었다가 다시 편 사람이라 그 답답함이 어떤 건지 압니다.
먼저 마음이 좀 놓이시라고 말씀드리면, 제멋대로 해석하는 걸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시는 정답을 숨겨두고 맞혀보라고 내는 문제가 아니라서, 읽는 사람마다 다른 데서 걸리는 게 오히려 정상입니다. 학교에서 배운 이 시의 주제는 무엇인가 하는 방식이 시 읽기를 어렵게 만든 면이 큽니다.
실제로 도움이 됐던 방법을 몇 가지 말씀드릴게요.
첫째, 처음엔 해석하려 하지 말고 소리 내서 한 번 읽어보세요. 시는 원래 귀로 듣던 글이라 눈으로만 훑을 때보다 리듬과 호흡이 살아나면서 뜻이 뒤늦게 따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전체 의미보다 마음에 걸리는 한 줄, 한 단어만 붙잡으세요. 한 편을 통째로 이해하려니 막막한 거지, 이 표현이 왜 좋지 하고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셋째, 제목은 마지막에 다시 보세요. 시인은 제목을 열쇠처럼 쓰는 경우가 많아서, 본문을 다 읽고 제목으로 돌아오면 아 그래서 이 제목이구나 싶은 순간이 옵니다. 그 순간이 시 읽는 재미의 팔 할입니다.
넷째,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을 어떤 사물에 빗대고 있는지만 찾아보세요. 시는 대개 추상적인 마음을 구체적인 물건이나 풍경으로 바꿔놓은 글입니다.
처음에는 짧고 쉬운 시부터 권합니다. 나태주, 정호승, 김용택 시인의 시집은 문장이 어렵지 않아서 시 읽는 근육을 만들기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