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질문자님 말씀처럼 같은 식물인데 잔디는 멀쩡하고 주변 잡초만 말라죽는 모습은 신기한 현상입니다. 이러한 약제를 선택성 제초제라고 부르며, 잔디와 잡초 사이의 식물학적 종류 차이, 생장 단계의 차이, 그리고 약물 해독 능력 차이를 이용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원리는 잔디와 일반 잡초의 식물 분류학적 차이에 있는데, 잔디는 잎이 뾰족하고 나뭇결이 평행하며 떡잎이 하나이지만 잡초는 잎이 넓고 핏줄이 그물망처럼 뻗어 있습니다. 가장 흔히 쓰이는 잎 처리용 제초제는 식물 성장 호르몬인 옥신의 구조를 모방하여 만든 화학물질입니다. 이 약제가 뿌려지면 쌍떡잎식물만 이 호르몬을 과도하게 흡수하여 세포가 제어 불능 상태로 폭발적으로 증식하여 줄기가 뒤틀리고, 영양분을 과도하게 소모한 끝에 순식간에 말라죽게 됩니다. 반면 외떡잎식물인 잔디는 이 호르몬 자극에 반응하지 않거나 체내에서 안전하게 분해해 버립니다.
이른 봄에 뿌리는 제초제는 토양 표면에 화학 차단막을 형성하는 발아 전 제초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잔디는 이미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 안전하지만, 새로 싹을 틔우는 잡초 씨앗은 이 차단막을 지나며 약제를 흡수해 발아가 억제되고 사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