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손잡이의 역할은 무게 분산보다 힘을 쓰는 방식을 바꿔주는 쪽이에요. 손잡이 없는 컵을 들 때는 손가락으로 옆면을 쥐어짜서 마찰력을 만들어야 해요. 컵이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컵 무게보다 몇 배 큰 힘으로 눌러 잡아야 하고, 표면이 매끄럽거나 물기가 있으면 더 세게 쥐어야 하죠. 근육이 계속 긴장해야 하니 무겁게 느껴지는 거예요.
손잡이가 있으면 손가락을 고리 안에 걸기만 하면 돼요. 컵 무게가 손가락 뼈대에 얹히는 구조라 쥐어짜는 힘이 거의 필요 없고, 뼈로 받치니 근육은 형태만 유지하면 되거든요. 무거운 봉지를 손바닥으로 움켜쥐는 것과 끈에 손가락을 거는 것의 차이와 같아요. 실제 드는 무게는 같아도 근육이 하는 일이 몇 분의 일로 줄어요.
뜨거운 음료라면 차이가 더 벌어져요. 컵 몸통을 못 잡으니 손잡이가 유일한 접점인데, 몸통에서 떨어져 있어 열이 잘 안 전달되죠. 머그컵 손잡이가 몸통과 위아래 두 점으로만 연결된 것도 열이 건너오는 길목을 좁힌 설계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