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는 왜 고체인데 결정구조가 없다고 하나요?

재료공학에서 유리를 비정질(무정형) 고체로 배우는데, 다른 고체들은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정구조를 갖는데 유리는 왜 이런 규칙적인 배열이 없는 건지, 그런데도 왜 단단한 고체 형태를 유지하는지 궁금합니다.

3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유리가 규칙적인 배열을 갖지 않는 건 만들어질 떄 원자들이 자리를 잡을 틈이 없었기 떄문이에요.

    보통 액체가 천천히 식으면 원자들이 시간을 두고 가지런히 줄을 맞춰 결정 구조를 이루게 되는데, 소금이나 금속이 그렇죠. 그런데 유리는 녹은 상태에서 너무 빨리 굳어버려요. 원자들이 제자리를 찾아 정렬하기도전에!! 움직임이 뚝 멈추는 거예요. 그래서 액체처럼 뒤죽박죽 흩어진 배열 그대로 굳어버리게 되는거죠.

    그런데도 단단한건 원자들이 서로 강하게 결합한 채 꽉 붙들려 있기 때문인데, 배열은 불규칙해도 결합자체는 단단해서 흐르지 못하고 고정돼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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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박재화 박사입니다.

    유리는 고체처럼 단단하지만 원자 배열을 보면 금속이나 세라믹 결정처럼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구조는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보통 결정은 원자들이 일정한 간격과 방향으로 반복 배열되어 있지만, 유리는 녹은 상태에서 식을 때 그 배열을 만들 충분한 시간이 부족한 상태로 굳어버립니다. 냉각이 진행되면서 원자들이 움직이기 어려워지고, 액체처럼 무질서한 배열이 거의 그대로 굳어버리는 셈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가까운 거리에서는 어느 정도 결합 구조를 가지고 질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리를 장범위로 보면 불규칙하지만, 단범위로 보면 규칙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김재훈 전문가입니다.

    유리는 규소와 산소 등으로 이루어진 액체 상태의 원료를 고온에서 녹인 후, 원자들이 규칙적인 결정 배열로 되돌아갈 시간적 여유가 없도록 매우 빠른 속도로 냉각시켜 액체의 무질서한 원자 구조를 그대로 굳혀버렸기 때문에 결정구조가 없습니다. 비록 원자 배열은 불규칙하지만 냉각 과정에서 온도가 낮아짐에 따라 점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유리 전이 현상을 거치면서 원자들의 이동성이 완전히 상실되어 단단한 고체의 형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즉 내부적으로는 원자들이 무질서하게 얽혀 있는 액체의 구조를 띠고 있지만 거시적으로는 원자들이 서로 강하게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는 단단한 비정질 고체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독특한 구조 덕분에 유리는 결정질 고체처럼 특정 방향으로 쉽게 깨지는 성질 대신 방향성 없는 균일한 물리적 특성과 특유의 투명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