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승호 전문가입니다.
물질에 전기가 통하느냐 통하지 않느냐는 그 안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전자가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고무가 전기를 통하지 않는 부도체인 이유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고무는 탄소와 수소가 아주 길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구조 안에서 전자들은 원자들 사이에 아주 꽉 붙잡혀 있어서 외부에서 전압을 걸어주어도 옆으로 이동하지 못합니다. 전기가 흐른다는 건 전자들이 길을 따라 이동하는 현상인데 고무 속의 전자들은 제자리에 묶여 있으니 길이 막힌 것과 같습니다. 고무의 성분 자체가 특별한 차단 물질을 포함했다기보다는 전자들이 움직일 수 없는 튼튼한 결합 구조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고무 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들로는 다음과 같은 물질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플라스틱이나 비닐 같은 합성수지입니다. 고무와 마찬가지로 분자들이 아주 긴 사슬 모양으로 얽혀 있고 전자들이 각 결합 속에 단단히 갇혀 있습니다. 그래서 전선 겉면을 감싸는 절연체로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두 번째는 유리와 세라믹입니다. 이들은 금속과 달리 원자들이 전자를 서로 공유하거나 주고받으면서 매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합니다. 전자들이 이동할 틈이 전혀 없기 때문에 고압 전선이 지나가는 전신주의 애자 같은 곳에 사용됩니다.
세 번째는 순수한 물이나 마른 나무입니다. 나무는 내부 구조가 복잡한 유기물로 이루어져 있고 전자 이동이 불가능해서 전기가 통하지 않습니다. 다만 나무가 젖어 있거나 물에 불순물이 섞여 있으면 그 속에 있는 이온들이 전기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게 되어 전기가 통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들은 모두 전자들이 원자에 꽉 묶여서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전기가 잘 통하는 금속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자유 전자가 많아서 전기를 잘 전달하는 것이고요. 이 전자들의 자유로운 정도가 전도체와 부도체를 가르는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