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하면 주사는 없는데 수면중 이상행동은 뇌에 문제가 있는 건지요?

성별

여성

나이대

50대

배우자가 어제 장례식당 갔다왔는데 술에 취해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속상한 일이 있었는지 또 술을 마시더라구요.

좀 과하게 마시고 골아 떨어졌는데 평소에는 주사 자체가 없는데 잠잘 때 이상한 소리를 하고 화장실도 못차고 헤매는 경우가 있습니다. 술이 과하면 이런 증상이 있던데 치매 가능성이 높아지는 증상인가요? 아니면 단순히 주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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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 배우자분께서 보이시는 증상은 '주사'라기보다는 알코올로 인한 수면 구조 교란에 가깝습니다. 치매와는 결이 다릅니다.

    알코올이 상당량 흡수되면 뇌의 각성-수면 전환 회로가 불안정해집니다. 특히 전두엽(frontal lobe)의 억제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렘수면(REM sleep)과 비렘수면(non-REM sleep)이 정상적으로 분리되지 않으면, 잠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쯤 깨어 있는 혼재 상태가 됩니다. 이 상태에서 중얼거리거나, 방향 감각을 잃고 화장실을 못 찾거나, 엉뚱한 행동을 하는 것은 신경과학적으로 설명되는 현상입니다. 술이 깬 이후 본인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치매와의 차이점은 이렇습니다. 치매 초기의 야간 이상행동은 음주 여부와 무관하게 반복되고, 낮 시간 인지 기능에도 서서히 변화가 생기며, 시간이 갈수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지금처럼 과음했을 때만 나타나고 평소에는 없다면, 알코올 자체가 원인일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된다는 것 자체가, 음주량이 뇌가 온전히 처리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는 일이 적지 않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장기적으로 반복되는 과음은 알코올성 뇌병증(alcoholic encephalopathy)이나 실제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서, 지금 당장 치매는 아니더라도 음주 패턴 자체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 인지 기능, 기억력, 일상 생활 수행 능력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단, 음주와 관계없이 이런 행동이 나타나거나, 낮에도 멍하거나 건망증이 심해지는 느낌이 드신다면 그때는 신경과 진료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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