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질문주신 내용 잘 확인해 보았습니다.
수비드 조리법이 고기를 극한으로 부드럽고 촉촉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나, 그 원리는 오해하듯 육즙을 물리적으로 가두는 것과는 다릅니다. 고기의 식감과 수분 함량은 가열 시 단백질이 어떻게 변성되느냐에 전적으로 좌우됩니다. 센 불에서 빠르게 굽는 직화 조리는 고온으로 인해서 고기 내부 온도가 약 66도를 넘어서며 근육 단백질인 액틴을 빠르게 수축시키고, 마치 젖은 스펀지를 쥐어짜듯 수분을 밖으로 밀어내서 고기를 질기고 퍽퍽하게 만듭니다.
반면에 수비드는 정밀한 온도 제어를 통해서 이런 수분 유출 현상을 원천 차단하게 됩니다. 보통 50-60도 사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서 고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미오신 단백질은 알맞게 익히되, 수분을 쥐어짜는 액틴의 변성은 억제를 합니다. 여기에 진공 밀폐 포장 덕분에 수분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는 증발 소실까지 방지되니 본래의 촉촉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수비드의 긴 조리 시간은 질긴 결합조직인 콜라겐을 부드러운 젤라틴으로 서서히 녹여내는 역할을 합니다. 고온 조리에서는 근섬유가 먼저 수축해 마르지만, 저온 장시간 조리에서는 수분 소실 없이 결합조직만 젤리처럼 부드럽게 풀려서 사르르 녹는 식감이 완성됩니다.
수비드는 육즙을 억지로 가두는게 아닌, 수분이 소실된 물리적인 원인을 제거하고 단백질 구조를 정교하게 제어해서 최상의 부드러움을 끌어내는 조리 과학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