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가 겹쳐 있어서 순서를 나눠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물기 쪽을 정리하고, 그다음에 화면 문제를 보겠습니다.
전원을 꺼두신 판단은 정확합니다. 젖은 상태에서 전류가 흐르면 부식이 훨씬 빨라지니 지금 그대로 두시는 게 맞습니다. 어댑터도 뽑아두시고, 뚜껑을 살짝 열어 키보드가 아래를 향하도록 세워두시면 물이 빠져나옵니다. 최소 이틀, 가능하면 사흘은 그대로 두세요. 드라이기 열풍은 쓰지 마시고요.
그런데 저는 이번 증상이 물 때문만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7월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고, 그때는 비를 맞은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두 번 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덮어놓았다가 다시 열었더니 화면이 안 나온다는 점입니다. 이건 노트북이 절전 상태로 들어갔다가 깨어나지 못하는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전원과 키보드 불이 들어온다는 건 본체는 살아 있고 화면만 못 깨어난 상태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7월에 프로그램 충돌이라고 진단받으셨지만, 실제 원인이 절전 복귀 실패였다면 프로그램을 손봐도 같은 일이 다시 생깁니다. 실제로 다시 생겼고요.
건조가 끝난 뒤에 해보실 것을 순서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 어댑터를 뽑은 상태에서 전원 버튼을 30초 이상 길게 누르고 계세요. 안에 남은 전기를 빼는 동작인데, 절전에서 못 깨어나는 상황에서 이게 제일 잘 듣습니다. 그다음 어댑터를 연결하고 켜보세요.
둘째, 켜져 있는데 화면만 까맣다면 윈도우 로고 키와 컨트롤, 시프트, B를 함께 눌러보세요. 그래픽 드라이버를 다시 시작하는 단축키라, 삑 소리가 나면서 화면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셋째, HDMI로 외부 모니터나 텔레비전에 연결해 보세요. 외부 화면에는 나온다면 본체는 정상이고 노트북 화면이나 그쪽으로 가는 케이블 문제입니다. 외부에도 안 나온다면 부팅 자체가 안 되고 있는 것이라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 확인 하나로 수리 범위가 크게 갈리니 꼭 해보세요.
다시 살아난 뒤에는 재발을 막는 설정을 해두시면 좋습니다. 제어판의 전원 옵션에서 덮개를 닫을 때 하는 동작을 절전이 아니라 최대 절전 모드나 아무 것도 안 함으로 바꾸시고, 빠른 시작 옵션은 꺼두세요. 이 둘이 절전 복귀 문제의 단골 원인입니다. 삼성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그래픽 드라이버와 바이오스를 최신으로 올리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서비스센터에 다시 가시게 되면 설명을 이렇게 하세요. 프로그램이 이상하다가 아니라, 덮개를 닫아 절전에 들어갔다가 다시 열면 화면이 안 켜지는 일이 반복된다고 말씀하세요. 그리고 이번에 비를 맞은 사실도 꼭 알리시는 게 좋습니다. 증상을 정확히 전달하셔야 절전 설정과 화면 케이블 쪽을 함께 봐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