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내용은 신경과학에서 몇 가지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핵심은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와 인지 통제(cognitive control)입니다. 뇌는 매 순간 엄청난 양의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전부를 의식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전두엽이 중심이 되어 무엇을 우선 처리할지 실시간으로 조율합니다. 이걸 하향식 처리(top-down processing)라고 하는데, 목표나 맥락에 따라 뇌가 능동적으로 주의를 배분하는 겁니다.
동시에 여러 일을 처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사실 완전한 동시 처리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전환 주의(switching attention)라고 해서 매우 빠르게 처리 대상을 전환하는 건데, 속도가 너무 빨라 동시에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반면 걷고 말하는 것처럼 한쪽이 자동화된 행동이면 진짜 병렬 처리가 가능합니다. 자동화된 행동은 기저핵과 소뇌가 담당해서 전두엽의 자원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감각적 사고와 수학적 사고를 모두 처리한다는 부분은 뇌의 모듈성(modularity)과도 연결됩니다. 감각 처리는 후두엽·두정엽·측두엽이, 논리·수리 사고는 주로 좌측 전두엽과 두정엽이 관여하는데, 이 영역들이 신경망으로 연결되어 협력하면서 작동합니다. 한 사람이 음악을 들으면서 수학 문제를 푸는 게 가능한 건 이 회로들이 어느 정도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