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은 못 맡는데 본인만 특정 냄새, 특히 담배 냄새 같은 자극적인 냄새를 맡는 현상을 환취(phantosmia)라고 합니다. 실제로 외부에 그 냄새의 원인이 없는데도 후각 신경계가 스스로 냄새 신호를 만들어내는 상태인데, 생각보다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원인은 꽤 다양합니다. 가장 흔한 건 비염이나 부비동염 같은 코 안쪽 염증으로, 비강 점막이 부어있거나 염증성 분비물이 후각 신경을 자극하면서 실제와는 다른 냄새 신호를 만들어내는 경우입니다. 코감기를 앓고 난 후에 일시적으로 이런 증상이 남는 경우도 흔합니다.
신경학적인 원인도 있는데, 후각은 뇌의 측두엽 쪽 후각 영역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서, 이 부위에 일시적인 이상 신호가 생기면 환취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편두통을 앓고 있는 분들 중 일부는 두통 전 단계에서 환취를 경험하기도 하고, 드물게는 측두엽 부위의 미세한 신경 활동 변화와 관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경우는 환취 외에 다른 신경학적 증상—두통, 어지럼증, 일시적인 감각 이상 같은 것들—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레스나 호르몬 변화도 후각 신경의 민감도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40대 여성에서는 호르몬 변화 시기와 맞물려 후각 이상이 더 잘 나타나기도 합니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후각 신경이 손상되었다가 회복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냄새를 잘못 인식하는 경우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지금 드시는 고지혈증약 자체가 후각 이상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는 보고는 흔하지 않지만, 약물 부작용으로 미각이나 후각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어서, 증상이 약을 복용하고 시작된 시점과 맞아떨어지는지 한번 살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만약 이 증상이 일시적이고 가끔씩 짧게 나타나는 정도라면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빈도가 점점 늘어나거나, 두통, 어지럼증, 시야 이상, 한쪽 코막힘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이비인후과에서 비강 내부를 확인해보고, 필요하다면 신경과 진료까지 연결해서 원인을 좀 더 정확히 찾아보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코 내시경 검사를 통해 부비동염이나 비염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게 첫 단계로 적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