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상담
고양이 키워보려고 하는데 알레르기 있는걸까요..?
성별
남성
나이대
20대
예전에 병원에서 알레르기 검사 받은게 있는데 최근에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가지고 확인해봤는데 고양이 수치 이렇게 나오는데 위험할까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고양이 항원(E1, Fel d 1) 수치가 15.47 IU/mL, 클래스 3으로 나와 있습니다.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닙니다. 클래스로 보면 6단계 중 3단계, 중등도 감작에 해당합니다. 이미 면역계가 고양이 단백질에 대해 특이 면역글로불린 E(immunoglobulin E)를 만들어 둔 상태라는 뜻이죠.
다만 한 가지는 구분해 두셔야 합니다. 혈액 검사상 항체가 검출되는 것(감작)과 실제로 고양이를 만났을 때 증상이 나타나는 것(임상적 알레르기)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클래스 1에서 2 정도면 검사상 양성이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꽤 됩니다. 그런데 3은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이 정도 수치에서 매일 한 공간에서 같이 생활하는 식의 지속 노출이 생기면, 증상이 발현될 가능성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게 올라갑니다.
특히 신경 쓰이는 부분은 다른 항목들입니다. 유럽 집먼지진드기(Dp)가 클래스 4, 집먼지와 미국 진드기, 개까지 클래스 3이고 총 IgE도 195로 높습니다. 종합하면 알레르기 체질, 즉 아토피 소인이 분명히 있는 분입니다. 이런 분들은 새로운 흡입 항원에 노출됐을 때 비염, 결막염으로 시작해서 경우에 따라 천식까지 진행하는 비율이 비감작군보다 높습니다.
Fel d 1이라는 단백질이 좀 까다롭습니다. 입자가 가볍고 작아서 공기 중에 오래 떠 있고, 옷이나 가구, 벽에 달라붙어 몇 달씩 남습니다. 고양이를 직접 안 만져도 같은 집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 노출됩니다. 흔히 기대하는 "처음엔 좀 반응해도 같이 살다 보면 적응된다"는 경과는 일부에서만 나타나고, 반대로 노출이 쌓이면서 증상이 더 심해지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권고는 이렇습니다. 무증상이라고 안심하고 바로 입양하시는 것보다, 가능하면 고양이가 있는 환경에 의도적으로 길게 머물러 보시는 걸 먼저 해보십시오. 지인 댁이든 입양 전 임시보호든, 반나절 이상 같은 실내에 있어 보고 콧물, 재채기, 눈 가려움, 호흡 답답함이 생기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게 어떤 검사보다 정확합니다. 한 번 입양하고 나면 증상이 나와도 다시 보내기가 정말 어렵기 때문에, 순서를 바꾸시는 게 안전합니다.
키우기로 결정하신다면 노출을 줄이는 장치를 미리 준비하셔야 합니다. 침실은 고양이 출입 금지로 두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크고, 헤파(HEPA) 필터 공기청정기, 자주 세탁 가능한 침구, 손 씻기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식이 쪽으로는 항Fel d 1 성분이 들어간 사료(국내에도 유통됨)가 항원 배출량을 일부 줄여준다는 근거가 있고, 사람 쪽에서는 항히스타민제로 조절이 안 되면 고양이 항원에 대한 면역치료(알레르기 주사)도 선택지가 됩니다.
정리하면 "위험" 수준의 응급한 문제는 아니지만, 증상이 생길 소지는 충분히 있는 수치이고 체질도 그쪽에 가깝습니다. 입양 전에 알레르기내과나 이비인후과에서 한 번 상담받으시고, 실제 노출 테스트를 거친 뒤 결정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