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상담

간경화 말기 환자는 간기능을 하지 못할 거 같은데, 음식을 먹으면 간이 해독기능을 못하면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 궁금합니다.

성별

여성

나이대

50대

이웃에 사시는 분이 간경화 말기라고 하네요. 병원에서 이식밖에 방법이 없다고 하셨답니다. 음식을 잘 먹기는 하는데

점점 살이 빠지더라구요. 약국에서 무슨 영양제인지 음식으로 섭취해도 부족한 영양소를 몇 십만원씩 구입을 하더라구요.

간경화 환자는 영양실조로 죽는다고 하던데 맞는 말인지 궁금합니다.

2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우리 몸의 거대 화학 공장인 간은 우리가 먹은 음식을 영양소로 가공하기도 하지만, 소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암모니아와 같은 치명적인 독소를 무해한 성분으로 바꾸어 배출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간경화가 진행되어 말기에 이르면 간 세포가 파괴되고 간 전체가 딱딱하게 굳으면서 혈액이 간 내부로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간이 담당하던 정화 기능이 사실상 멈추게 되고, 우리 몸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이지요.

    간으로 들어가지 못한 혈액은 간을 통과하는 대신 주변의 다른 혈관들을 통해 우회하는 길을 찾게 되는데, 이를 측부 순환이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독소가 전혀 걸러지지 않은 상태로 전신 순환계에 유입된다는 점입니다. 해독되지 않은 독소들이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다가 뇌 조직까지 침투하게 되면, 정신이 혼미해지거나 성격이 변하고 심하면 혼수상태에 빠지는 간성뇌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간이 문지기 역할을 못 하니 독성 물질들이 고속도로를 타고 뇌로 직접 달려가는 셈입니다.

    또한 처리되지 못한 노폐물들은 혈액 내에 그대로 쌓여 콩팥의 기능을 떨어뜨리거나 복수를 차게 만드는 등 전신적인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약물을 사용하여 장 내의 독소를 강제로 배출시키거나, 식단에서 단백질 양을 조절하여 독소의 원료가 되는 성분을 줄이는 처방을 내리기도 합니다. 간이 스스로 해독할 능력을 잃었기에 인위적인 방법으로라도 몸 안의 독성 수치를 낮추어 장기들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게 되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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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택된 답변
  • 매우 정확한 관찰이십니다.

    간경화 말기에는 해독되지 못한 물질들이 체내에 축적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암모니아로, 정상 간이라면 요소로 전환해 소변으로 배출하지만 간 기능이 무너지면 혈중 암모니아가 올라가 뇌에 영향을 주는 간성 뇌증(hepatic encephalopathy)이 생깁니다. 멍하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심하면 의식을 잃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약물, 장에서 흡수된 독소, 호르몬 등이 처리되지 못한 채 순환하면서 전신에 영향을 줍니다.

    영양실조로 사망한다는 말은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습니다. 간은 단백질 합성, 포도당 저장, 지방 대사를 담당하는 핵심 장기인데, 기능이 소실되면 먹어도 제대로 합성이 안 됩니다. 특히 알부민(albumin) 생성이 줄어 혈액의 삼투압이 떨어지고, 복수가 차고 부종이 생깁니다. 겉으로는 배가 불러 보이거나 다리가 부어 보여도 실제 근육과 체지방은 계속 소모되는 상태입니다. 먹어도 살이 빠지는 게 바로 이 때문입니다.

    약국에서 구입하시는 영양제는 아마 분지쇄 아미노산(branched-chain amino acids, BCAA) 제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간경화 환자는 일반 단백질을 과하게 섭취하면 암모니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근육 보존에 유리하면서 암모니아 생성을 덜 유발하는 BCAA를 따로 보충하는 것이 실제 임상에서도 권고됩니다. 비싼 이유가 있는 선택입니다.

    다만 말기 상태에서 영양 보충만으로 진행을 막기는 어렵고, 이식 외에 근본적 치료가 없다는 의사 소견은 정확합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간성 뇌증 유발 식품(단백질 과다, 변비 유발 식품)을 피하고, 복수와 부종 관리를 위한 저염식을 유지하며, 정기적으로 병원 추적을 받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