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증편이 다른 떡과 확연히 다른 식감과 소화성을 가지는 이유는, 막걸리 속 미생물에 의한 발효 과정이 반죽의 구조 자체를 떡이 아니라 발효빵에 가까운 상태로 바꾸기 때문입니다. 막걸리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쌀을 원료로 한 복합 발효 미생물 배양액인데요, 전통 막걸리에는 크게 세 가지 생물학적 요소가 살아 있거나 그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첫째는 누룩에서 유래한 곰팡이가 만들어낸 효소, 둘째는 당을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효모, 셋째는 유산균입니다. 이 조합이 증편의 핵심입니다. 증편 반죽에 막걸리를 섞어 일정 시간 두면, 막걸리 속 효모가 쌀가루 속 전분이 분해되어 생성된 당을 먹기 시작하는데요, 이때 효모는 알코올 발효를 하며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냅니다. 이 기체가 반죽 내부에 미세한 기포로 갇히면서 반죽이 천천히 부풀어 오릅니다. 빵이 이스트로 부푸는 원리와 본질적으로 동일하지만 밀가루처럼 글루텐 구조가 없는 쌀 반죽에서는, 전분이 젤처럼 변하며 기포를 붙잡는 방식으로 부풀게 됩니다.
또한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은 쌀의 전분을 부분적으로 분해하여 말토스, 포도당 같은 단순당으로 바꿉니다. 이때 단백질 역시 일부가 아미노산 단위로 쪼개지며 그 결과, 위와 장에서 소화 효소가 해야 할 일이 이미 상당 부분 선행 처리된 상태가 됩니다. 즉, 증편은 미생물이 1차 소화를 대신 해준 음식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고, 이 때문에 속이 편하고, 노인이나 아이에게도 부담이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