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시대에 비리부폐가 엉청나다고 들었는데요 어느 정도였나요?
근대와 가까울수록 더 심했다고는 들었는데 한 부자가 은을 보관한 창고에 불이 났을 때 강물처럼 흘렀다는 일화말고는 들은 게 없어서 그런지 더 궁금하네요
안녕하세요. 손용준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중국 역사 상 가장 강력한 제국을 건설했던 청나라의 전성기는 강희(康熙)제-옹정(雍正)제-건륭(乾隆)제로 이어지는 3명의 황제 치세(治世)기간이였습니다. 이 시기는 내치가 안정되고 외부적으로는 막강한 군사력으로 넘보는 이가 없었고, 재정도 튼튼해서 번영이 영원할 것 같았지요.심지어 영국왕 조지 3세의 무역요청에도 건륭제는 ‘우리나라는 땅이 넓고 물산이 풍부해서 영국과의 통상이 필요 없다’ 라고 잘라 말할 만큼 청나라는 잘사는 나라였던 같습니다. 하지만 풍요로움과 동시에 이때에 여러가지 부정부패가 일어납니다. 화신이라는 간신이 대표적인 케이스 였지요. 1781년 3월 깐수성의 허조우에서 백성들이 들고 일어나 지방관원들을 죽이고 란저우(蘭州)를 수도로 정하는 반란이 일어나서 이 민란은 이후 인근의 쓰촨(四川) 성 일대로 번져 조정에서는 건륭제는 화신에게 군사를 일으켜 즉각 출정하도록 명령해 모든 준비가 되었지만 출정일을 계속 늦추다가 결국 자신에게 뇌물을 바친 장군이 생긴 다음에야 그를 총사령으로 임명하고 군사를 움직이도록 했습니다. 나라의 위태로움보다 자신의 치부가 더 중요했던 것이지요. 건륭제의 아들 가경제(嘉慶·1760~1820)는 즉위 3년 후 아버지인 건륭제가 죽자마자 화신을 체포했는데 그재산은 무려 9억냥 이였다고 합니다. 당시 청나라의 1년 세수 총액이 8천 만 냥에 불과했으므로 12년분의 세수를 축재한 샘입니다.1799년 2월 22일 가경제는 화신의 죄를 20개 항목으로 규정하면서 자결을 명했습니다. 청나라는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공무원 비리가 있어서 약 100여명의 관리들이 목숨을 잃거나 귀향을 가기도 했고 결국 1911년 청은 멸망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