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갑자기 망가졌다기보다, 그 게임이 컴퓨터를 가장 세게 몰아붙이는 순간에 시스템이 먼저 넘어지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어제까지 됐다는 점도 같은 결론을 가리킵니다. 부품이 아슬아슬하게 버티다가 어느 날 선을 넘는 일이 흔하거든요.
짚고 넘어갈 단서가 소리입니다. 소리가 지지직 노이즈로 늘어지다가 화면이 꺼지는 건 그래픽카드가 순간적으로 멈추면서 마지막 소리 조각이 반복 재생되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소프트웨어 오류라기보다 하드웨어가 버티지 못했을 때 나오는 신호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전원입니다. 고사양 게임에 들어가는 순간 그래픽카드가 순간 전력을 크게 끌어당기는데, 파워가 용량이 빠듯하거나 몇 년 써서 힘이 빠졌으면 전압이 떨어지고 보호 회로가 출력을 끊어 버립니다. 그러면 화면부터 사라지고 모니터는 신호가 없다고 뜹니다.
그다음이 발열과 먼지입니다. 여름을 난 본체는 그래픽카드 방열판에 먼지가 눌어붙어 있는 경우가 많고, 온도가 한계에 닿으면 스스로 멈춥니다. 케이스를 열어 그래픽카드 팬과 방열판, 파워 흡기구를 먼저 청소해 보시길 권합니다.
세 번째는 케이블과 접촉입니다. 파워에서 그래픽카드로 가는 보조 전원선이 헐겁거나, 하나의 선을 갈래로 나눠 두 곳에 꽂아 쓰고 있으면 순간 부하에서 문제가 납니다. 모니터 케이블도 다시 꽂아 보시고 여분이 있으면 바꿔 보세요.
소프트웨어 쪽도 한 번은 걸러야 합니다. 그래픽 드라이버를 지우고 최신 버전으로 다시 설치하시고, 그래픽카드 관리 프로그램에서 오버클럭이 걸려 있으면 기본값으로 되돌리세요. 게임 안에서 프레임 상한을 예순으로 걸고 옵션을 낮춰 실행했을 때 안 꺼지면 부하 문제로 거의 확정됩니다.
저도 예전에 새 게임 하나에서만 이런 증상이 나서 게임 탓인 줄 알았는데, 파워를 바꾸고 나서야 잡힌 적이 있습니다. 순서는 청소와 케이블 확인, 드라이버 재설치, 옵션 낮춰 재현 확인, 그래도면 파워 점검입니다. 이 순서대로 가시면 돈 쓰기 전에 원인이 대개 드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