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화면 아래에는 투명한 전극이 가로줄과 세로줄로 격자를 이루고 있어요. 두 줄이 교차하는 지점마다 아주 작은 축전기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전압을 걸면 교차점 주변에 미세한 전기장이 형성돼요. 손가락이 없을 때는 이 전기장이 정해진 형태로 유지되고, 컨트롤러가 각 교차점의 정전용량 값을 기준값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손가락이 가까이 오면 이 균형이 깨져요. 사람 몸은 수분과 전해질 덩어리라 전하를 담을 수 있는 도체에 가까워요. 손가락이 닿으면 교차점 주변 전기장의 일부가 손가락 쪽으로 새어나가고, 그만큼 그 지점의 정전용량이 변해요. 직접 전류가 흐르는 게 아니라 전기장이 손가락으로 일부 빠져나가는 결합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세게 누를 필요 없이 스치기만 해도 감지돼요.
좌표 계산은 스캔 방식으로 이뤄져요. 컨트롤러가 가로줄에 순서대로 신호를 넣으면서 세로줄에서 돌아오는 값을 읽어요. 이 스캔을 초당 100번 이상 반복하며 격자 전체의 정전용량 지도를 만들고, 기준값과 달라진 지점을 찾아내요. 손가락은 전극 간격보다 굵어서 여러 교차점에 걸쳐 변화가 나타나는데, 변화량의 크기로 가중평균을 내면 전극 간격보다 훨씬 정밀한 좌표가 나와요. 이 방식 덕분에 여러 손가락을 동시에 구분하는 멀티터치도 가능하고요.
장갑을 끼면 안 되는 것도 같은 원리예요. 천이 절연체라 전기장이 손가락까지 못 닿거든요. 반대로 물방울이 화면에 있으면 물이 도체 역할을 해서 가짜 터치가 생겨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