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강한솔 의사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맛'이 실제로는 혀의 미각과 코의 후각이 함께 만들어내는 감각이기 때문입니다.
혀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정도만 구분합니다. 반면 음식의 풍미 대부분은 음식을 씹을 때 발생한 향기 성분이 목 뒤를 통해 코 안의 후각세포에 전달되면서 느껴집니다. 이를 '후비성 후각(retronasal olfaction)'이라고 합니다.
코가 막히면 이 향기 성분이 후각세포에 도달하지 못하게 되어 풍미를 거의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딸기와 사과를 눈을 가리고 코를 막은 채 먹으면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커피나 고기, 김치 같은 음식도 향이 사라져 밋밋하게 느껴집니다. 반면 설탕물의 단맛이나 소금물의 짠맛 자체는 여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감기나 비염으로 코가 막혔을 때 "음식 맛이 안 난다"고 느끼는 이유도 대부분 미각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후각이 일시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코가 뚫리면 대부분 맛도 함께 정상으로 돌아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코가 뚫려 있는데도 맛과 냄새를 모두 지속적으로 잘 느끼지 못한다면 후각 또는 미각 자체의 이상 여부를 이비인후과에서 평가받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