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말씀하시는 걸 보면 단순히 "일이 서툴러서 힘들다"는
상황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버틸 힘이 점점 떨어진 것 같아요.
특히 자대에서 예상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계속 만나고
그 과정에서 일이나 관계가 꼬이면서
"내가 뭘 잘못해서 이렇게 됐지?"라는 생각까지
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상병인데도 힘들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건 아닙니다.
군 생활이 오래됐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자동으로 줄어드는 건
아니고, 오히려 누적된 피로와 긴장이 한꺼번에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중요한 건 "어디가 잘못됐는지"를 혼자 계속
파고드는 것보다 현재 상태를 제대로 알리는 것입니다.
이미 한 달에 한 번 정도 상담을 받고 있다면 상담할 때 단순히
"군 생활이 힘들어요"라고 하기보다,
예전에는 어떻게든 버텼는데 지금은 의욕이 크게 떨어졌다.
상병이 됐는데도 계속 버티기가 힘들다.
자대에서 사람들과 지내면서 스트레스가 누적됐다.
일상적인 일과 자체가 부담스럽다.
"진짜 병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다.
이렇게 현재 변화 자체를 구체적으로 말하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잠이나 식사, 집중력, 불안, 무기력 같은 변화가 같이 있다면
그것도 빠짐없이 이야기하세요.
지금 필요한 건 "내가 왜 이렇게 약해졌지?"가 아니라
"지금 내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만약 정말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렵거나
자해/극단적인 생각까지 들 정도라면 다음 상담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즉시 간부나 의무실, 군 의료진에게
현재 상태를 알리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