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계홍 의사입니다.
어깨 관절의 병변을 두고 병원마다 다른 진단을 받아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얼마나 큰 혼란과 답답함을 느끼고 계실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20대 여성으로서 어깨가 빠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심한 통증을 반복적으로 겪고 계시다면, 이는 결코 본인의 느낌이나 착각이 아니라 관절 내의 기능적 불안정성이 실재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두 곳의 병원에서 진단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영상의학적 해석의 차이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MRI는 기본적으로 정적인 상태를 촬영하는 검사이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방카르트 병변이나 와순 손상은 촬영 당시 관절이 놓인 위치나 영상 판독의의 숙련도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관절와순은 사람마다 구조적 변이가 다양하여 이를 병적인 손상으로 볼지, 단순 변이로 볼지에 대한 전문의의 견해 차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운동선수 전문 병원과 대학병원의 접근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이러한 결과의 차이를 만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영상에 보이는 이미지보다 질문자님이 일상에서 겪고 있는 통증과 불편함입니다. 영상 자료에 뚜렷한 파열이 보이지 않더라도 실제 관절막이 느슨해져 어깨가 정상 궤도를 벗어나는 불안정성은 존재할 수 있으며, 이것이 통증의 주된 원인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학병원의 의견이 절대적인 정답이라고 생각하며 무작정 6개월을 기다리기보다는, 다른 상급종합병원을 찾아 어깨 불안정성을 전문으로 하는 교수님께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장합니다.
새로운 병원을 방문하실 때는 이전에 촬영하신 MRI 영상 자료(CD)를 반드시 지참하여 두 병원의 소견이 왜 다른지, 영상에는 나타나지 않는 미세한 불안정성의 가능성은 없는지 명확하게 질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진찰 시 의사가 직접 어깨를 움직여 보며 불안정성을 확인하는 이학적 검사를 더 정밀하게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완전 탈구가 일어나 응급실을 찾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겪고 계신 통증과 빠지는 느낌을 구체적인 상황과 빈도로 기록하여 전문의에게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깨의 불안정성은 방치할수록 주변 근육과 인대에 무리를 주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현재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증상을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해 줄 수 있는 제3의 전문의 소견을 확인해 보시길 강력히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