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액체가 어는점 이하에서도 얼지 않다가 급격히 얼어붙는 이유는 과냉각 상태에 있던 물이 외부 자극에 의해 결정핵을 형성하며 순식간에 얼어붙는 원리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물은 0도 이하로 떨어진다고 해서 저절로 얼음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물 분자들이 격자 구조를 이루며 고체로 굳어지려면, 분자들이 모여 붙을 수 있는 결정핵이 필요합니다. 보통 자연 상태의 물에는 먼지, 미네랄, 미세 기포 등 불순물이 섞여 있어, 어는점에 도달하면 이 불순물들을 중심으로 얼음 결정이 쉽게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불순물이 거의 없는 깨끗한 물을 진동이나 자극 없이 천천히 냉각시키면, 물 분자가 응집할 기점이 없어 0도 이하에서도 얼지 않고 불안정한 과냉각 상태를 유지합니다. 과냉각 상태는 에너지 측면에서 매우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불안정 상태로 물병을 툭 치거나, 흔들거나, 뚜껑을 열어 내부 압력을 변화시키면 물에 에너지가 전달되면, 이 충격으로 인해 물 분자들이 순간적으로 찌그러지며 서로 밀착하거나 미세한 기포가 생성되는데, 이것이 최초의 얼음 결정핵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하나의 결정핵이 일단 완성되면, 그동안 얼지 못하고 대기하던 주변의 과냉각 물 분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결정핵에 수초 만에 연쇄적으로 들러붙습니다. 얼음 결정이 사방으로 기하급수적으로 퍼져나가면서 물병 전체가 눈앞에서 순식간에 얼어붙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