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이면 정말 긴 시간입니다. 그 시간 동안 버텨오신 것 자체가 보통 일이 아닙니다.
오염, 확인, 숫자 강박이 동시에 있으시다면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진되는지 조금은 압니다. 강박증(OCD)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가 말씀하신 것처럼 들쭉날쭉하다는 겁니다. 한동안 괜찮다 싶으면 갑자기 악화되고, 그게 반복되면서 지쳐가는 패턴. 치료를 하고 있어도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하셨는데, 그 마음이 지금 많이 무거우신가요? 혹시 요즘 많이 힘드시거나, 스스로를 해치고 싶다는 생각이 드신 적 있으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지금 복용하시는 강박약이 어떤 계열인지는 모르지만, 15년 경과에 악화가 반복된다면 현재 약물 조합이 최선인지 담당 선생님과 다시 검토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 특히 노출 및 반응방지(ERP) 기법은 약물과 병행할 때 효과가 더 좋다는 근거가 꽤 탄탄합니다. 받아보신 적 있으신지요.
술과 담배는 강박 증상을 일시적으로 누그러뜨리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불안 역치를 낮춰서 장기적으로 강박을 더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고혈압, 당뇨까지 있으신 상황에서는 몸에도 이중으로 부담이 됩니다. 끊으라는 말이 쉽지 않다는 건 알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게 맞을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