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다리가 떨리면서 잠을 깨는 증상은 크게 두 가지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는 주기성 사지운동장애(periodic limb movement disorder)이고, 다른 하나는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입니다. 전자는 수면 중 본인도 모르게 다리가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고, 후자는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과 불편감이 동반되는 경우입니다. 배우자가 느낄 정도의 떨림이라면 주기성 사지운동장애 쪽에 더 가깝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복용 중이신 우울증 약, 특히 SSRI나 SNRI 계열 항우울제가 이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부작용이 있다는 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약을 드시기 전부터 이 증상이 있었는지, 아니면 복용 후 시작됐는지를 되짚어 보시면 단서가 됩니다. 갱년기 자체도 수면 구조를 변화시키고 하지불안증후군의 빈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철분 결핍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하지불안증후군과 주기성 사지운동장애 모두 혈청 페리틴 수치가 낮을 때 악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갱년기 전후 여성에서 철분 저장량이 부족한 경우가 생각보다 흔합니다.
증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하셨으니,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담당 선생님께 이 증상을 말씀해 보시는 게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항우울제 종류나 용량 조정으로 개선될 수 있는지 판단이 필요하고, 필요하다면 수면 전문 클리닉이나 신경과에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히 어떤 양상인지 확인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혈액 검사에서 철분, 페리틴, 갑상선 기능 정도는 확인해 두시는 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