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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희귀병이 있습니다.

성별

여성

나이대

10대

기저질환

뇌염

전 고 1이고. 희귀병인 뇌염. 다발성 경화증. 시신경 유두부종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학교 1학년 시절, 학교에서 뇌출혈로 인해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가 발작하며 쓰러져서 보건 선생님과 구급대원의 이송 하에 서울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서울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뇌염. 다발성 경화증. 시신경 유두부종 진단을 받게 되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뇌척수액 검사, MRI, 뇌파검사, 시력검사 등등 방학중 한번씩 입원해 검사를 받으며 병의 진행 양상은 없는지 검사하고, 가끔 당일 검사로 시력, 시신경 부종 검사를 받습니다.

고 1이 된 지금은 계속 검사를 받기는 하지만, 뇌의 있는 염증도 눈에 띄게 줄었고, 시신경 부종도 안전선에서 유지중입니다. 일상생활도 잘 하고 있고요.

근데. 정말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가끔 희귀병이 있어 병원을 자주 들르거나, 입원을 가끔씩 하며 일터에 자주 병가를 내야하는 사람은 대기업을 포함한 여러 일자리에서 채용되기 힘들다는것을 들었습니다.

희귀병이 벼슬이 아닌것을 압니다. 일자리에서도 병가를 자주 내지 않고 꾸준히 오랫동안 일을 할 사람을 바라는것도 알고요.

근데요. 그런데 말이죠.

희귀병이라는게 걸리고 싶다고 걸리는것이 아닙니다. 일상을 살아가지 못하는 희귀병에 걸린 분들도 많을 터이고, 정말 힘들고 아픈 병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희귀병의 특성상 검사 한번에 어마무시한 돈이 듭니다. 국가에서 지원금이 나오는 경우에도. 병원비의 부담을 피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만약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면 더욱 부담이 가겠죠.

솔직히 말하자면. 전 이런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매우요. 그리고. 위에 말한 희귀병 보유자 저채용 현상이 해소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특별한 대우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병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회조차 잃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을 뿐입니다.

저는 아프다는 것은 전혀 잘못이 아니고, 희귀병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한 사람의 가능성까지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희귀질환 환자들도 누군가처럼 꿈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병이 있어도 일하고, 배우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금씩이라도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떠한 해결방법이 있을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어린 시절 갑작스러운 사고와 진단으로 인해 누구보다 치열하고 힘든 시간을 견뎌왔을 텐데,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학업에 정진하고 계신 모습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뇌염, 다발성 경화증, 시신경 유두부종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짐을 지고 있음에도, 병을 단순히 아픔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회적 구조와 자신의 미래를 연결해 고민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제가 더 큰 배움을 얻는 것 같습니다.

    질문자님이 말씀하신 현실은 분명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 될 차가운 단면입니다. 기업은 효율과 연속성을 우선시하는 조직체이기에, 병가나 잦은 검진이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는 데 주저함을 느끼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지점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단순히 효율성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노동의 가치를 어떻게 재정의해야 할지를 묻는 중요한 화두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첫째, 유연 근무제와 원격 근무 시스템의 보편화입니다. 팬데믹을 거치며 이미 증명되었듯, 이제는 물리적인 출근만이 성과를 내는 유일한 방식이 아닙니다. 정기적인 병원 방문이나 컨디션 조절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재택근무나 유연한 근무 시간 설정은 병이 업무 수행의 장애물이 되지 않게 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어막이 될 것입니다.

    둘째, 기업의 장애인 고용 장려금 제도의 실효성 강화와 인식 변화입니다. 현재 많은 나라에서 특정 질환을 가진 사람을 고용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을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단순한 수치 맞추기가 아니라, 희귀질환자들의 업무 적합성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내 문화 조성으로 이어지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셋째, '아픔은 개인의 잘못이 아닌 사회적 비용'이라는 인식의 전환입니다. 질문자님께서 언급하셨듯, 질병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는 삶의 일부입니다. 희귀질환 환자들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결국 국가 전체적으로는 복지 비용을 줄이고, 생산 가능 인구를 지키는 일이 됩니다. 이를 위해 질환별 맞춤형 직업 훈련과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더 세분화되어야 합니다.

    질문자님이 꿈꾸는, 병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회조차 잃지 않는 세상은 아주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장애나 질환을 기술적으로 보완하며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질문자님의 당당하고 주체적인 생각은 그 변화를 만드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자신을 믿고 꾸준히 꿈을 키워나가신다면, 분명 병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당당히 증명하는 멋진 어른이 되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혹시 나중에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으신지,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특별히 궁금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이야기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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