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성훈 내과 전문의입니다.
일반적으로 담낭(쓸개)은 오른쪽 윗배에 위치하기 때문에 수술 자체로 인한 통증은 우측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수술 후 '화장실에 갈 때마다 왼쪽 옆구리가 콕콕 찌르듯 아프다가 볼일을 보고 나면 사라지는 증상'은 담낭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수술 후 발생한 장(대장)의 변화 및 신경 자극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담낭 절제 후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저장되지 않고 곧바로 십이지장과 장으로 흘러내려 가면 장이 자극을 받아 연동 운동이 과해지거나 가스가 많이 찰 수 있습니다. 특히 소변이나 대변이 차서 장이 부풀어 오르거나 대장이 수축할 때, 왼쪽 옆구리 부근의 대장(하행결장~S상결장)이 자극을 받으면서 콕콕 찌르는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볼일을 보고 나면 장의 압력이 낮아지기 때문에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또한, 복강경이든 개복이든 배에 수술을 하고 나면 장기들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서로 살짝 들러붙는 '유착'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 배에 힘을 주거나 장이 움직이면서 이 유착된 부위나 주변 신경을 당기게 되어 왼쪽 옆구리 쪽에 찌릿한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외 당뇨를 앓고 계신 경우, 오랜 기간 고혈당에 노출되면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장 운동이 불규칙해지거나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당뇨병성 위장관 병증). 이 상태에서 담낭 수술 후 장내 환경 변화가 겹치면 통증을 더 민감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수술 후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었고 기저질환으로 당뇨가 있으시기 때문에, 혼자 고민하시기보다는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먼저 수술을 받았던 병원의 외과나 가까운 소화기내과를 방문하여 진찰과 필요하다면 대장 내시경이나 복부 초음파/CT를 통해 장 유착 여부나 대장 자체의 다른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보기 바랍니다.
담즙이 장을 자극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기름진 음식, 너무 매운 음식, 인스턴트 식품은 피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드시되, 가스를 많이 유발하는 음식(콩류, 양배추, 탄산음료 등)은 당분간 줄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담낭 수술 후 장내 미생물 환경이 변해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담당의와 상의하여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도 장의 과도한 수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