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계홍 의사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겪어오신 극심한 대인관계의 어려움과 독특한 강박적 생각들로 인해 기존에 진단받으신 조현병(정신분열증) 외에 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의 가능성이 있는지 깊은 의문과 답답함을 느끼고 계신 상황입니다. 성인기나 청소년기에 조현병 진단을 받았더라도, 아동기 초기부터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여나 고정된 신념 등의 특징이 뚜렷했다면 신경발달학적 관점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가 기저에 동반되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현재 의심 상병 및 진단명은 아동기부터 지속된 사회적 소통 장애 및 강박적 사고를 바탕으로 볼 때 조현병과 동반된 성인 자폐스펙트럼장애(과거 명칭 아스퍼거 증후군 포함)의 가능성이며, 이를 명확하게 감별하고 종합적인 정신건강 상태를 재평가하기 위해 방문해야 할 진료과는 정신건강의학과입니다. 진료과에 내원하면 하는 검사들로는 임상심리전문가를 통해 인지 기능과 정서 상태, 인격 특성을 다각도로 평가하는 종합심리검사(Full Battery), 성인 자폐 성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자폐증 진단 관찰 척도(ADOS-2) 또는 자폐증 진단 면담(ADI-R), 그리고 현재의 조현병적 증상(환청, 망상 등)의 활성도를 평가하기 위한 정밀 면담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병원에 내원전 임시방편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과거 6살 시절부터 이어온 발달학적 특징(언어 지연, 대인관계 양상, 독특한 고정 관념 등)과 지능지수(IQ 110) 점수 등을 시기별로 메모지에 차분하게 기록해 두는 것이며, 현재 복용 중인 조현병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변경하지 않고 규칙적으로 복용하면서 신체적·심리적 스트레스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110)이면서 사회성만 떨어지는 고기능 자폐증이나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한 의학적 진단 기준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청소년기 이후 환청이나 망상 같은 정신증적 증상이 발현되었을 때 조현병으로만 단독 진단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6세 전후의 유치원 시기에는 조현병이 발병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어린 시절 친구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했던 점, 특정 단어(할렐루야)나 신체 구조(작은 입)에 대해 나름의 논리로 강한 규칙과 공포를 가졌던 점 등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핵심 특징인 '사회적 상호작용의 질적 저하' 및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관심사나 행동 패턴'과 상당 부분 부합합니다.
다만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개인이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극심한 만성 스트레스와 사회적 고립, 통증을 겪으며 조현병 소질이 함께 발현되어 두 질환을 동시에 가지게 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자폐증 가능성에 대해 혼자 고민하며 불안해하시기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아동기 발달력과 현재 증상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재진단을 받아보시는 것이 현재의 대인관계 어려움과 마음의 고통을 풀어가는 가장 올바른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