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종이는 파피루스라는 고대의 식물 기록 매체부터 시작해서 지금 우리가 쓰는 하얗고 부드러운 종이가 되기까지 많은 화학적 진화가 일어났는데, 그 과정에 해 설명해 드릴게요.
많은 사람이 파피루스를 최초의 종이로 생각하지만, 화학적으로 보면 진짜 종이라기보다는 식물 줄기를 가로세로로 엮어 압착한 물리적 결합물로 식물 융단에 가깝습니다. 진정한 종이의 역사는 서기 105년 중국의 채륜이 식물을 알칼리성 잿물에 삶아내며 시작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순수한 섬유질인 셀룰로오스가 분리되었고, 이 분자들이 물속에서 강력한 수소 결합을 이루며 질긴 종이가 탄생했습니다. 현대의 종이는 고도의 화학 공정 결정체입니다. 나무칩을 수산화나트륨 등의 약품으로 삶아 종이를 누렇고 딱딱하게 만드는 리그닌 성분을 완벽히 녹여냅니다. 이후 이산화염소나 과산화수소로 펄프를 하얗게 표백하고, 잉크 번짐을 막는 녹말과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탄산칼슘 같은 화학 물질을 첨가해 비로소 우리가 매일 쓰는 부드러운 종이가 완성됩니다.
참고로 옛날 서적은 알칼리성인 잿물로 만들어 수백 년이 지나도 멀쩡합니다. 반면, 19~20세기 초반 현대 공장 등에서 산성 약품을 써서 만든 종이들은 스스로 산화되어 누렇게 변하고 바스러지는 산화 현상을 겪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오래 보존하기 위해 모두 중성지로 종이를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