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대체로 연령이 올라가면서 좋아집니다. 12개월 무렵 아이가 입자가 큰 음식이나 먹기 싫은 걸 만났을 때 헛구역질을 하는 건 구역반사(gag reflex)가 아직 예민하게 남아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 반사는 원래 기도로 음식이 잘못 넘어가는 걸 막는 방어 기전인데, 어릴수록 반사가 일어나는 위치가 혀의 앞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음식이 입 안 조금만 뒤로 가도, 혹은 익숙하지 않은 식감이 닿기만 해도 쉽게 욱하고 올라오는 겁니다.
자라면서 이 반사 지점이 점점 혀 뒤쪽으로 물러납니다. 씹고 삼키는 운동을 반복하면서 입 안에서 음식을 다루는 감각과 근육 조절이 정교해지고, 어느 정도 크기와 식감에 익숙해지는 학습도 같이 일어나거든요. 보통 만 2세에서 3세를 지나면서 눈에 띄게 줄고, 대부분은 별다른 처치 없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소아과에서 "그럴 수 있다"고 한 것도 이런 정상 발달 과정을 보고 말씀하신 겁니다.
키, 몸무게, 머리둘레가 다 상위권이고 평소 잘 먹는 아이라면 영양이나 성장 쪽으로 걱정할 부분은 거의 없습니다. 헛구역질이 특정 식감이나 싫은 음식 앞에서만 나타나고, 평소 식사량과 컨디션이 멀쩡하다면 발달상의 일시적 모습으로 보시면 됩니다.
다만 구역반사 단계와 구분해야 할 상황이 있습니다. 음식을 먹다 갑자기 컥 막히면서 기침이나 소리도 못 내고 얼굴색이 변하는 건 헛구역질이 아니라 기도 막힘(질식)이라 응급 상황입니다. 또 음식과 상관없이 자주 토하거나, 먹은 양이 줄고 체중이 빠지거나, 특정 음식 뒤에 두드러기·얼굴 부종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동반되는 경우, 헛구역질이 두 돌 이후로도 전혀 줄지 않고 오히려 심해지는 경우라면 한 번 더 진료를 받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지금 단계에서 도움이 되는 건, 음식 입자를 아이가 감당할 만한 크기로 맞춰주고, 한 번에 입에 많이 넣지 않도록 천천히 먹이는 정도입니다. 싫어하는 식감이라도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 조금씩 반복해서 노출시키면 익숙해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시간이 해결해주는 부분이 큰 영역이라, 지금처럼 잘 먹고 잘 크고 있다면 너무 염려 안 하셔도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