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지인 분께서 매실청을 만드실 때 흑설탕을 쓰셨고, 당도는 덜하면서 특유의 깊은 풍미를 느끼신 것은 미각이 아주 정확하신 덕분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흑설탕의 짙은 색과 독특한 풍미는 인공적인 화학 첨가물 때문이 아니라 사탕수수에서 나오는 자연 성분인 당밀과 열을 가해 생기는 카라멜 성분 때문입니다.
사탕수수를 짜서 즙을 끓이면 처음에는 거무스름하고 끈적한 원액이 나오는데, 이 안에는 순수한 단맛을 내는 자당 성분과 쌉싸름하면서도 풍부한 향을 품은 당밀이 섞여 있습니다. 이 원액에서 당밀을 완벽하게 제거하고 순수한 단맛만 남긴 것이 바로 가장 먼저 나오는 백설탕입니다. 백설탕을 추출하고 남은 원액을 다시 끓이는 과정에서 열에 의해 노랗게 변한 것이 황설탕이며, 마지막 단계에서 당밀 성분을 더 첨가하고 진하게 졸여내어 카라멜 풍미를 입힌 것이 흑설탕입니다.
결국 흑설탕의 검은색은 몸에 해로운 첨가물이 아니라 사탕수수 고유의 당밀과 열에 그을린 성분입니다. 백설탕은 오직 순수한 단맛만 99퍼센트 이상 강하게 나는 반면, 흑설탕은 당밀의 미네랄과 카라멜 풍미가 단맛을 살짝 가려줍니다. 그래서 실제 당도는 백설탕이 더 높지만, 우리 혀는 흑설탕을 먹었을 때 덜 달면서도 풍부하고 깊은 맛이 난다고 느끼게 됩니다. 깔끔하고 새콤한 매실청에는 백설탕이 좋고, 요리에 깊은 감칠맛을 더할 때는 지인 분처럼 흑설탕을 쓰는 것도 아주 훌륭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