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양상만으로 곤지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만졌을 때 속에 뭔가 들어있는 느낌이 들면서 짜이지 않는 좁쌀 같은 병변이라면, 모낭염(folliculitis)이나 피지선이 막혀 생기는 표피낭종(epidermal cyst), 혹은 회음부에 흔히 보이는 포다이스 양 피지선 비대(Fordyce spots)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특히 면도나 제모, 속옷에 의한 마찰, 생리대 사용으로 인한 습윤 환경에서 모낭이 자극받아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고요. 생리 중에는 그 부위 습도와 마찰이 늘어나면서 기존에 있던 작은 병변이 더 만져지거나 약간 도드라져 보이는 경우도 흔합니다.
곤지름, 즉 첨규 콘딜로마(condyloma acuminatum)의 경우 보통 표면이 까칠까칠하거나 닭살 모양, 또는 작은 콜리플라워 모양으로 점차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만졌을 때 속에 내용물이 들어있는 느낌보다는 표면 자체가 융기되어 있는 느낌이 더 가깝습니다. 가다실 9가 4년 정도 지났더라도 백신이 커버하는 9가지 유형에 대해서는 여전히 상당한 예방 효과가 유지되는 시기이고, 상대방이 무증상이라는 점도 곤지름 가능성을 다소 낮추는 요소이긴 합니다만, 무증상 보균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방 증상 여부만으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만지면서 자극을 준 부분에 대해서는, 모낭염성 병변은 만지거나 짜려는 시도가 오히려 주변으로 염증을 퍼뜨리거나 개수를 늘어난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손으로 만지거나 짜는 행동은 멈추시고, 통풍이 잘 되는 속옷으로 바꾸시고 생리 기간 동안 패드 교체 주기를 평소보다 짧게 가져가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병변의 모양을 직접 보지 않은 상태에서 사진만으로도 감별이 쉽지 않은 부위이기 때문에, 평일 방문이 어려우시다면 산부인과나 비뇨의학과 중 토요일 진료를 하는 곳을 찾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리고요. 만약 병변의 크기가 빠르게 커지거나, 색깔이 변하거나, 출혈이나 통증, 가려움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비교적 빠른 시일 내 진료가 필요한 신호로 보시면 됩니다. 지금 상태만으로는 응급으로 볼 소견은 아니니,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