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상황이 교과서적인 당뇨 합병증의 진행 경과입니다. 정확히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diabetic peripheral neuropathy)이 핵심입니다. 혈당이 만성적으로 높으면 신경에 영양을 공급하는 미세혈관이 손상되고, 동시에 포도당 대사 과정에서 생긴 독성 물질이 신경 자체를 직접 손상시킵니다. 30년이라는 유병 기간과 혈당 조절이 안 된 상태가 겹쳤다면 신경 손상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감각 저하와 가려움증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도 설명이 됩니다. 말초신경이 손상되면 처음엔 발끝부터 저림과 타는 듯한 느낌이 오다가, 진행되면 오히려 감각이 둔해집니다. 뜨거운 것에 데여도 모르는 건 이 단계입니다. 가려움증은 피부 신경 손상과 함께 당뇨로 인한 피부 건조, 신장 기능 저하가 겹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왜 위험하냐면, 감각이 없으니 상처가 생겨도 모르고, 당뇨 환자는 상처 회복도 느리고 감염에도 취약해서 작은 화상이나 찰과상이 궤양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실제로 흔합니다. 당뇨발 절단의 상당수가 이런 경로로 시작됩니다.
인슐린까지 쓰고 계신다면 지금이라도 혈당 조절을 최대한 타이트하게 가져가는 게 신경 손상 진행을 늦추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신경병증 자체에 대해서는 프리가발린이나 둘록세틴 같은 약물로 증상 관리를 하는 경우도 많으니, 신경과 또는 내분비내과에서 신경전도 검사를 포함한 평가를 받아보시도록 권해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