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실(HPV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에 “절대 안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HPV 종류가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가다실9 같은 최신 백신은 자궁경부암과 관련성이 높은 고위험형 HPV(예: 16형, 18형 등)와 일부 곤지름 관련 저위험형까지 폭넓게 예방해주기 때문에, 실제로 자궁경부암·전암병변·곤지름 위험을 의미 있게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백신을 맞아도 HPV 감염 자체는 가능하지만, 중요한 고위험 감염과 암 위험을 크게 줄여준다”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농담으로 하는 말이 있는데, 가장 좋은 자궁경부암의 예방법은 성관계를 가지지 않는 것입니다.)
또 HPV에 감염된다고 해서 무조건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성생활을 하는 여성의 상당수가 평생 한 번 이상 HPV에 노출될 정도로 흔한 바이러스이며, 대부분은 면역에 의해 1년에서 2년 사이 자연 소실됩니다. 문제는 일부 고위험형 HPV 감염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인데, 이런 “지속 감염”이 수년 이상 반복되면서 일부에서 자궁경부이형성증을 거쳐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즉 HPV 감염 = 바로 암이 아니라, “지속되는 고위험형 감염”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백신뿐 아니라 정기적인 자궁경부세포검사(Pap smear)와 필요 시 HPV 검사도 중요합니다.
남성이 HPV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성관계를 완전히 금지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활동성 병변, 특히 곤지름(콘딜로마)이 있거나 최근 HPV 관련 병변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전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진료 및 치료를 우선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콘돔이 HPV 전파를 완전히 막지는 못하지만 일부 위험 감소에는 도움이 됩니다. 또한 상대방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라면 고위험형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HPV 예방의 핵심은 백신입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가다실4, 가다실9, 서바릭스 같은 HPV 백신이 사용되어 왔으며, 현재는 예방 범위가 넓은 가다실9이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백신 외에 특별한 “예방약”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며, 결국 예방접종, 금연, 면역 상태 관리, 정기 검진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20대라면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을 고려할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이미 성경험이 있더라도 접종 의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여자가 가다실 맞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왜 여자가 맞기 어렵다고 말씀하신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