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기름은 물에 녹지 않는 지용성(비수용성) 물질입니다. '수용성'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을 뜻하는데, 기름이 물 위에 뜨는 현상 때문에 간혹 녹아서 뜬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이는 성질이 전혀 다릅니다.
기름이 물 위에 뜨면서도 섞이지 않는 이유는 밀도 차이와 분자의 구조적 성질 때문입니다. 먼저 물리적으로 기름은 물보다 밀도가 낮아 가볍기 때문에 물 위로 떠오르게 됩니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화학적 성질에 있습니다. 물 분자는 전하의 치우침이 있는 '극성'을 띠고 있으며, 자기들끼리 강하게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습니다. 반면 기름 분자는 전하의 치우침이 없는 '무극성'을 띱니다. 화학에서는 '유유상종'의 법칙이 작용하여 극성은 극성끼리, 무극성은 무극성끼리만 잘 섞입니다. 따라서 물 분자는 기름 분자를 밀어내고 친한 물 분자끼리만 뭉치려 하므로, 두 물질은 결합하지 못하고 경계선을 그리며 층이 나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기름이 물에 뜨는 것은 물에 녹아서가 아니라, 물과 섞이지 않는 지용성 성질을 가진 채 가벼운 무게 때문에 위로 밀려 올라간 결과입니다. 기름을 물에 녹이려면 두 물질을 강제로 연결해 주는 계면활성제(비누, 세제 등)의 도움을 받아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