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증 후 잔어지럼이 남을 수는 있지만,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단순히 “이석증 후유증”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석증 치료 후 남는 잔어지럼은 흔하지만 대개 수일에서 수주, 길어도 3개월 안에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년 이상 붕 뜨는 비회전성 어지럼, 움직임이나 활동 후 악화, 쉬면 완화되는 양상이라면 다른 만성 어지럼 질환을 다시 봐야 합니다.
말씀하신 양상에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지속성 자세지각 어지럼입니다. 이 질환은 이석증, 전정신경염 같은 급성 어지럼 이후 회전성 어지럼은 가라앉았는데도, 붕 뜸, 흔들림, 불안정감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서 있거나 걷거나 움직이거나 복잡한 시각 자극에서 악화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선생님처럼 “컨디션 좋으면 괜찮지만 운동이나 집안일 후 심해지고, 쉬면 줄어드는” 패턴과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삐 소리와 우웅 소리 이명이 같이 생겼다면 이석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석증은 보통 청력저하나 이명을 주 증상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한쪽 이명, 귀 먹먹함, 청력 변동, 반복되는 어지럼이 있으면 메니에르병, 내이염 후유증, 전정편두통, 드물게 청신경종 같은 질환도 감별해야 합니다. 메니에르병은 반복되는 어지럼과 이명, 귀 먹먹함, 청력저하가 함께 나타날 수 있는 내이 질환입니다.
보나리정 같은 어지럼 억제제는 급성으로 심하게 빙빙 돌거나 구역이 심할 때 단기간 쓰는 약에 가깝습니다. 이석증 진료지침에서도 전정 억제제를 일상적으로 쓰는 치료는 권하지 않고, 장기간 사용은 보상 회복을 방해해 어지럼이 오래 남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약을 계속 바꿔 먹기보다 원인 재평가와 전정재활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다음 진료는 일반 이비인후과보다 어지럼 클리닉이 있는 이비인후과나 신경과가 적절합니다. 순음청력검사, 어음청력검사, 비디오안진검사, 온도안진검사, 전정유발근전위검사, 두위검사로 이석증 재발 여부와 한쪽 전정기능 저하를 확인하고, 이명이 한쪽으로 뚜렷하거나 청력 차이가 있으면 내이도 자기공명영상까지 고려합니다. 갑작스러운 청력저하, 한쪽 팔다리 힘 빠짐, 말 어눌함, 복시, 심한 새 두통, 보행 불능이 있으면 응급 평가가 필요합니다.
치료는 병명이 지속성 자세지각 어지럼 또는 전정 보상 지연 쪽으로 확인되면 전정재활이 핵심입니다. 처음에는 어지럽지 않게 쉬는 것이 아니라, 증상을 약하게 유발하는 수준에서 시선고정 운동, 균형운동, 걷기 운동을 단계적으로 늘려 뇌가 다시 적응하도록 해야 합니다. 갑자기 축구처럼 강한 운동을 하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매일 10분에서 20분 정도의 평지 걷기부터 시작해 증상이 2시간 이상 크게 남지 않는 범위에서 천천히 늘리는 방식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