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 면역은 과거에 감염되었거나 백신을 통해 접종받은 병원체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다른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기존에 생성된 면역 기억이 작동하여 방어 효과를 나타내는 현상입니다.
이는 두 병원체가 표면에 공유하는 공통된 에피톱, 즉 항원 결정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은 완전하게 일치하는 항원뿐만 아니라, 유사한 구조를 가진 항원까지 반응할 수 있는 교차 반응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의 T세포 수용체는 단 하나의 에피톱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아미노산 서열이 유사한 여러 펩타이드-MHC 복합체를 결합할 수 있고, B세포가 만드는 항체의 가변 부위는 약간의 구조적 차이가 있더라도 분자적 유연성을 통해 유사한 에피톱과 결합해 중화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과거 감염으로 형성된 기억 B세포와 기억 T세포는 새로운 유사 병원체가 침입하면 초기 반응보다 훨씬 빠르고 강하게 증식하죠.
하지만, 이런 교차면역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변이가 잦은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완전히 새로운 바이러스라도 기존 면역력이 초기 대응하며 중증화를 막아주기에 상당한 장점을 가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최초 감염된 바이러스의 기억에 과도하게 사로잡혀 새로 변이된 에피톱에 적응하지 못하고 비효율적인 항체만 반복 생산하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합니다.